Tora X 권준수 2
늦어서 죄송합니다! Tora X 권준수 2편입니다. 오래전에 진행한 스토리 이기도 하고 낮은 금액의 대화엔진을 사용하여 어색한 부분이 꽤나 많아 수정할게 많았습니다. 부디 재밌게 즐겨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댓글로 좋은 아이디어 제공해주시면 이 작품의 마무리 이후 채택하여 진행해볼 생각입니다! 부담없이 적어주세요!
누군가 봤다.
권준수는 한순간 경계스러운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한다.
젠장...!
어떤 새끼야...
한창 달아올랐는데...!!
권준수는 크게 분노하며 토라의 멱살을 잡고 큰 소리로 토라를 다그친다.
아무도 없는 장소라고 했잖아!!
너 이 자식!
장난하냐!!!
토라는 권준수의 분노를 보고도 표정이 흔들리지 않았다.
목에 흐르는 피를 손등으로 닦았다.
천천히.
진정해.
권준수.
목소리는 낮았다. 마치 명령과도 같았다.
토라의 눈은 여전히 권준수에게 시선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본 게 아니라... 들렸어.
발걸음.
토라는 링의 어두운 모서리를 향해 턱을 들었다.
저기 통로 쪽.
누군가 도망쳤다.
토라가 심호흡으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여전히 거칠었지만 많이 정돈되었다.
그는 권준수의 얼굴을 다시 보며 그에게 말을 전한다.
권준수.
넌 이제 나갈 준비해.
얼굴을 보이지 말고.
말하는 동안 토라는 자신의 셔츠를 챙겨 입기 시작했다.
목의 이빨 자국이 선명했다.
여긴 내가 정리할 테니까.
목소리에는 침착함이 돌아왔다. 하지만 눈은 여전히 뜨거웠다.
누가 여길 훔쳐 본 거든...
이 이후는 나중이야.
토라는 권준수의 옷깃을 바로잡아줬다. 그 손길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너는 지금 내 것이니까.
토라의 이야기를 들은 권준수는 잠시 진정한 뒤 그에게 경계 섞인 표정으로 묻는다.
젠장....!
확실해? 얼굴은 봤어?
그리고 정리는 나중에.
우선 놈을 잡는게 먼저야.
우리 둘이 같이 쫒으면 그녀석을 잡을 수 있을거야.
다급해진 권준수의 말이 빨라지며 자신의 말을 쏟아낸다.
토라는 권준수의 말을 듣고 한 박자 멈췄다.
눈이 좁혀졌다.
진정해.
아직 멀리 가지 않았을 거야.
토라는 신발을 빠르게 신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얼굴은... 어둠 때문에 명확하게 보진 못했어.
하지만 체형을 봤어.
남자.
키는 중간 정도 크기.
토라는 권준수 쪽으로 돌아섰다.
눈빛이 차가워졌다. 링 위의 토라가 돌아온 것처럼.
좋아.
둘이 함께 잡으러 가자.
두 사람은 통로의 입구로 향했다.
발걸음은 빨랐지만, 소음을 최소화했다.
어둠 속에서 눈을 적응시키며 조심스레 앞을 살펴봤다.
목에 흐르는 피를 한 번 더 닦았다.
저쪽이야.
계단 소리가 들렸어.
토라는 권준수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에는 단순한 경계가 아니라 사냥감을 쫓는 본능이 담겨 있었다.
넌 왼쪽에서 막고 난 오른쪽으로 갈게.
도망칠 길을 차단하자.
토라는 말보다 먼저 이미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이 녀석...
우릴 건드려서는 안 되는 실수를 했어.
권준수는 토라의 목에 흐르는 피를 자신의 옷소매로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그래 맞아.
이래서 방해받는건 질색이야.
그놈은 반드시 잡는다.
네가 신호를 주면 내가 붙잡을게.
토라는 권준수의 부드러운 손길을 느꼈다.
목에 스친 권준수의 소매 감촉이 아직도 목떨미에 남아 화끈거렸다.
한 순간 멈췄다가 다시 앞을 봤다.
좋아.
목소리가 낮았다.
권준수의 손을 잠깐 잡았다가 놨다.
계단을 내려가며 어둠 속을 재빨리 훑었다.
귀를 곤두세웠다.
멀리서 발소리가 들렸다. 빠르고 불규칙했다. 도망치는 놈의 발소리였다.
토라는 권준수에게 눈짓으로 신호했다.
오른쪽 통로로 몸을 날렸다.
어둠 속에서도 움직임은 정확했다.
발소리 소음을 최소화하며 빠르게 이동했다.
곧 왼쪽에서 권준수가 나타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도망치는 인간이 교차로에 다다를 때쯤이면.
그놈은 양쪽에서 막혀야 한다.
토라의 눈빛이 매서웠다.
이제 사냥꾼의 차례였다.
호흡은 고르고 명확했다.
곧 신호를 줄 것이다.
곧 나타날 놈에게 피하지 못하도록 준비한다
권준수는 교차로의 모서리에 몸을 숨겼다.
호흡을 죽였다.
근육이 팽팽해졌다. 링 위에서처럼.
도망치는 놈이 코너를 도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눈은 어둠 속에서도 선명했다.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더 가까워졌다.
토라 쪽에서 약한 신호음이 났다.
그게 신호였다.
권준수의 어깨가 움직였다.
준비됐다.
다음 순간 그림자가 코너에 나타났다.
도망치는 남자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권준수의 팔이 번개처럼 뻗어나갔다.
목과 팔을 한 번에 움켜잡으려는 동작이었다.
상대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명확했다.
잡았어.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냉정했다.
토라는 상대의 몸을 꼼짝 못하게 누르고 있었다.
토라는 발버둥 치는 남자를 더욱 강하게 누르는 동시에,
권준수가 다른 쪽에서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빠른 걸음소리와 함께 권준수는 토라에게로 다가간다.
그의 아래에서 제압되어 발버둥 치는 상대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권준수는 그 남자의 얼굴을 거칠게 들어올리며 확인한다.
이 자식은... 누구야?
토라. 너 아는 녀석이야?
그래.
체육관 출입금지 명단에 있던 놈이네.
목소리가 더욱 차가웠다.
남자의 턱을 집어 올려 빛에 더 노출시켰다.
한두 달 전에 체육관 물품을 팔아먹으려다 걸렸던 녀석이야.
토라의 눈빛이 더욱 매서워졌다.
권준수를 흘깃 봤다.
넌 무슨 목적으로 여길 훔쳐본거지?
그 남자 쪽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주먹을 쥐었다.
어둠 속에서도 토라의 주먹이 보였다.
준비되어 있었다.
목에서 권준수의 손길이 남긴 열기를 느끼면서 토라는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토라는 자신 밑에서 버둥거리는 남자의 팔을 비틀어 더 큰 고통을 준다.
이번엔... 어떤 변명을 지껄일건지 궁금하네.
어이..너! 원하는게 뭐야.
얼른말해.
좋은말로 할때...
남자의 팔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권준수가 붙잡힌 남성의 목에 쥔 손에 힘을 쥐며 협박한다.
토라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한 발 물러섰다.
권준수를 관찰하고 있었다.
그의 움직임. 그의 목소리. 그 안에 담긴 것들.
토라의 입가에 아주 미세한 미소가 번졌다.
권준수 쟤는...
링 밖에서도 그래.
중얼거리는 듯한 목소리였다.
남자가 비명을 질렀다.
으윽... 아니야...!
난 아무것도...!
토라는 권준수 옆으로 한 발 더 다가갔다.
남자의 얼굴 높이와 거의 같아졌다.
체육관 열쇠는 누가 줬어.
질문이 아니라 명령이었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방 전체를 채웠다.
토라의 눈은 권준수의 손목에 가해지는 압력을 계산하고 있었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그 생각과 함께 약간의 호기심도 섞여 있었다.
권준수가 화를 억누르듯 차분히 그 남자에게 다시 한번 질문한다.
내가...
중요한 순간에 방해받은것 때문에 굉장히 화났거든...?
부러지기 싫으면 순순히 말해라...
3... 2... 1...
남자의 몸이 경직됐다.
권준수의 목소리에서 나오는 것은 단순한 위협이 아니었다.
토라는 그걸 느꼈다.
권준수의 어깨 근육의 움직임. 팔에 흐르는 혈관의 부풀어오름. 호흡의 리듬.
링 위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아니. 더 위험했다.
남자가 비명을 질렀다.
아... 아아악!
기... 기형준이야!
기형준이 줬어!
남자의 목소리가 악을 썼다.
토라는 한 발 물러섰다.
권준수를 바라봤다.
눈빛이 차가워졌다.
기형준.
토라가 다니는 체육관의 매니저었다.
3년을 같이 일했던.
잘했어.
토라의 목소리는 낮았다.
그 남자를 보지도 않았다.
오직 권준수만 보고 있었다.
뭔가가 토라의 눈 안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존경. 혹은 그 이상의 무언가.
이제 내 차례다.
토라가 그 남자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기 위해 팔을 들어올린다.
그의 주먹이 그남자의 안면에 닿기 직전에
권준수가 토라를 말리듯 가볍게 어께를 툭 친다.
이정도면 충분해.
그 후 권준수는 남자의 멱살을 한손으로 잡고 높이 들어올리며 경고한다.
어이 너....
오늘 일은...조용히 넘어가는게 좋을거야..
만약..오늘 일이 소문나면...이정도로 안끝나..
평생 못움직이게 만들어줄테니까...
알아들었어?
공포에 질린 남자는 고개을 끄덕이며 대답한다.
아..알았어..!
말 안할게...!
절대 말안할테니까 날 놔줘...!
제발...!
그래..
알아들었으면 이제 꺼져.
네 얼굴..목소리..
다 기억한다.
토라는 주먹을 내렸다.
권준수의 손길이 어깨에 닿는 순간, 몸이 살짝 경직됐다.
주먹을 날리던 움직임을 멈췄다.
남자가 바닥에 주저앉는 것을 지켜봤다.
권준수의 목소리. 그 톤. 그 위협의 무게.
토라는 그 모든것을 기억했다.
남자가 비틀거리며 도망가자 토라는 천천히 숨을 쉬었다.
권준수 쪽으로 돌아서, 눈이 마주쳤다.
오래 지속됐다.
토라의 얼굴에선 어떤 감정도 읽기 어려웠다.
하지만 눈 안에서는 뭔가가 흐르고 있었다.
내가..
중요한 순간.
짧은 말이었다.
토라가 한 발 다가갔다.
권준수와의 거리가 좁혀졌다.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
널 방해했나..?
권준수..
그의 눈빛이 권준수의 얼굴을 훑었다.
상처와 그곳에서 묻어나온 피. 둘 사이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
그 모든것을 보고 느끼고 있었다.
토라의 말을 듣고 권준수는 진지한 눈빛으로 그를 눈을 맞추며, 손으로 토라의 턱을 살짝 들어올린다.
어이..토라.
네 풀네임 알려줘
지금당장.
토라의 턱이 들려 올려졌다.
그의 눈이 권준수와 마주섰다.
어떤 저항도 없었다.
오히려 시선이 더 깊어졌다.
Tora..
Nakamura.
토라 나카무라야.
이름을 말했다.
권준수의 손이 자신의 턱을 쥐고 있는데도 목소리는 차분했다.
호흡이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눈빛만은 더욱 선명했다.
권준수, 그를 놓치지 않는 시선.
왜?
한 단어였다.
하지만 그 안에는 많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
토라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듯, 움직였다.
권준수의 손길을 느끼면서.
링 위에서 그를 마주할 때와 다른 감각이었다.
더 가깝다.
더 위험하다.
하지만..
더 필요하다.
토라...나카무라...
권준수는 손을 놓지 않은 채 토라의 눈을 마주친다.
그리고 그의 이름을 곱씹듯, 여러번 중얼거린다.
난 마음에 드는 녀석 이름은 무조건 외워두거든.
특히 날 가지겠다는 녀석의 이름은 외워둬야지.
절대 잊지않게...
권준수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토라의 입술 주변에 묻어있던 피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닦아낸다. 그후 그 손가락을 혀로 핥아 맛본다.
그럼 가자.
토라의 눈이 순간 넓어졌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권준수의 손가락이 자신의 입술을 덮는 순간, 몸 전체가 타올랐다.
링 위의 그 감각과 다르지 않았다.
더 뜨거웠다.
숨이 끊겼다.
권준수가 손가락을 떼자 토라도 천천히 눈을 감았다.
혀로 자신의 입술을 훑었다.
피의 맛이 남아 있었다.
누구의 피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권준수와 자신 사이의 무언가였다는 것이었다.
좋아.
목소리가 쉬었다.
매우 미세하게.
토라가 한 발 물러섰다.
권준수를 따라갔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어깨. 등. 팔.
모든 것이 눈앞에 아른거리듯 선명했다.
토라 나카무라는 이미 기억하고 있었다.
권준수도 자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했다.
자..토라 그럼 어떻게 할래?
우릴 훔쳐보라고 사주한 녀석...
이름이 뭐랬더라..?
토라가 권준수 뒤에서 멈춰서 생각에 잠긴다.
눈이 좁혀졌다.
생각하는 시간이 길었다.
기형준.
입에서 이름이 나왔다.
차갑게.
토라의 턱이 조여졌다.
권준수가 물은 것에 대답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몸이 움직이고 싶었다.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그의 옆에는 권준수가 곁에 있었다.
그것이 더 중요했다.
체육관 사무장이지.
다시 말했다.
목소리가 낮았다.
분노로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제어되어 있었다.
권준수의 손길을 받으려고.
링에서 봐야 할 녀석이었어.
시선이 권준수로 향했다.
기형준은 이미 결정된 거였다.
지금 중요한 것은 다른 것이었다.
그래..기형준...
권준수가 토라의 손을 잡는다.
일단 오늘은 돌아가자. 너무 시간이 늦었어.
혹시 괜찮다면...너희 집에 자고가도 될까..?
토라의 손을 맞잡은 권준수의 진지한 눈빛과 함께,
긴장한 권준수의 손아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힘이 들어간다.
토라의 손가락이 권준수의 손을 감싸 안았다.
단단하게.
권준수의 손에 들어간 힘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눈을 마주쳤다.
길게.
토라의 얼굴에는 어떤 망설임도 없었다.
좋아.
한 단어였다.
하지만 모든 것을 허락하는 답변이었다.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잡은 채 움직였다.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새벽 공기가 얼굴을 스쳤다.
서로의 손을 놓지 않은 채.
토라는 권준수를 자신의 집으로 이끌었다.
좁은 골목길.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들릴 거 같은 한적함.
권준수의 손이 자신의 손 안에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토라는 충분했다.
도착했을 때 토라는 열쇠를 꺼냈다.
문이 열렸다.
안쪽은 어둡고 고요했다.
토라가 권준수를 안으로 들였다.
들어와.
권준수는 토라와 자신이 깍지낀 손을 더 세게 잡는다. 그 뒤 권준수는 토라의 뜨거운 손의 온기를 깨닫고 놀라서 스스로 손을 푼다.
미안!
아팠지..?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다시 잡았다.
방금 전보다 더 강하게.
권준수의 손을 자신의 가슴팍에 올려놨다.
괜찮아.
짧은 대답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다른 의미가 들어 있었다.
토라의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권준수의 손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토라의 눈이 권준수의 얼굴을 훑었다.
걱정하는 표정.
그것이 토라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손.
놓치마.
입술이 움직였다.
이번엔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잡은 채로 집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거실의 소파가 보였다.
창밖으로 새벽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토라는 권준수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을.
그의 손.
모든 것이.
미안해 할 필요 없어.
목소리가 낮았다.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다.
그래. 네 말이 맞아.
권준수는 토라의 가슴에 손을 얹은 채 눈을 감는다
그의 빠르게 뛰는 심장박동이 그의 손에서 느껴진다.
자! 일단 씻고 한숨 자고난 뒤에 그자식을 어떻게 할지 생각하자.
권준수의 얼굴과 귀가 새빨개지며 고개를 숙인체 부끄러운듯, 토라에게 묻는다.
토라....
같이...씻을래...?
토라가 움직임을 멈췄다.
권준수의 목소리를 듣고.
그의 얼굴과 귀가 빨개지는 것을 봤다.
토라의 호흡이 깊어졌다.
권준수의 손이 자신의 가슴에 얹혀 있었다.
심장이 더 빠르게 뛰었다.
토라는 답하기 전에 잠깐 침묵했다.
권준수의 고개를 들어 자신을 마주보게 했다.
손가락으로 턱을 들어올렸다.
부드럽게.
하지만 확실하게.
응.
한 단어였다.
하지만 그 안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욕구.
신뢰.
필요.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욕실 쪽으로 향했다.
어둠 속에서.
서로의 손을 놓지 않은 채.
욕실 문을 열었다.
미온수가 나올 준비를 하며 토라는 권준수를 바라봤다.
그의 눈에는 깊은 욕망과 소유욕이 가득했다.
권준수는 자신이 토라의 몸에 만든 상처들을 상기시켜주듯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이 상처..
질문이었다.
하지만 토라는 이미 알고 있었다.
권준수가 자신을 보는 방식.
그 눈빛.
토라는 그것을 놓칠 수 없었다.
토라의 다른 손이 권준수의 허리를 감쌌다.
물 속에서.
더 가깝게.
토라의 입이 권준수의 입술에 닿을 듯 말 듯.
멈춰 있었다.
호흡만 섞였다.
샤워 도중, 토라가 끌려 나왔다.
물이 바닥에 떨어졌다.
욕실을 빠져나가며.
토라의 눈이 권준수의 뒷모습을 따랐다.
그 손.
그 움직임.
명령이 아닌데도 토라는 따랐다.
자신도 모르게.
침실로 향하는 복도.
어둠과 밝음이 교차했다.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더 세게 쥐었다.
통제하려는 듯.
하지만 결국 끌려갔다.
침대가 보였다.
토라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물이 피부에서 흘렀다.
토라가 권준수를 밀어붙였다.
침대 끝.
몸이 닿았다.
계속 이러면...
토라의 목소리가 떨렸다.
욕심 어린 목소리였다.
토라가 권준수 위로 내려앉았다.
무릎을 깊이 구부리며.
눈을 마주쳤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자..이제..네가 원하는대로 해봐.. 네가 이겼다면 나에게 보여줬을 것들 모두 다..
토라의 얼굴이 권준수의 손에 감겨졌다.
어둠 속에서.
그 말.
토라의 눈이 떨렸다.
잠깐이지만 분명히.
권준수를 바라봤다.
손을 통해 느껴지는 그 얼굴.
토라가 천천히 권준수의 손을 밀어냈다.
하지만 강하지 않게.
의도적으로 부드럽게.
토라의 입술이 권준수의 손가락을 스쳤다.
깨물듯.
토라가 몸을 굽혔다.
권준수의 목을 따라.
이빨이 피부를 찍었다.
깊게.
천천히.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가슴을 헤쳤다.
흠집을 내듯.
음성이 목 깊은 곳에서 울렸다.
넌 자꾸만...
토라가 권준수의 가슴에 입을 맞췄다.
한 점.
그 다음 또 한 점.
계산된 듯 보이지만.
실은 통제 불능이었다.
토라가 권준수를 원했다.
모든 것을.
뭘 망설이는거지..
멈추지마..
토라가 권준수의 팔에 갇혔다.
가슴에 얼굴이 묻혔다.
심장 소리가 들렸다.
빠르게.
토라가 한 순간 멈췄다.
그 말.
그 목소리.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허리를 움켜잡았다.
손톱이 파고들었다.
얕게.
토라가 얼굴을 들었다.
권준수를 올려다봤다.
어두운 눈빛.
계산이 없었다.
오직 욕망만 있었다.
넌...
토라의 목소리가 떨렸다.
토라가 권준수를 밀어붙였다.
침대 깊숙이.
몸이 맞닿았다.
토라가 권준수의 턱을 들어올렸다.
손가락으로.
눈을 마주쳤다.
그 거리에서.
토라의 입술이 움직였다.
천천히.
권준수의 입술을 따라.
깨물듯 스쳤다.
한 번.
두 번.
그 다음.
토라가 몸 전체로 권준수를 누르며 내려갔다.
통제를 잃고.
오직 욕망만으로.
계속해...토라.
토라가 권준수의 목을 깨물었다.
깊게.
피부에 자국이 남았다.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등을 따라 내려갔다.
손톱이 흰 줄을 그었다.
토라가 권준수의 귀 옆으로 입을 옮겼다.
숨이 거칠었다.
통제 불능이었다.
계속...?
토라의 목소리가 떨렸다.
권준수의 헐떡임이 들렸다.
토라의 눈이 반짝였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토라가 몸을 굽혔다.
더 깊게.
권준수의 쇄골을 깨물었다.
멍이 들도록.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팔을 누르며 고정했다.
더는 움직일 수 없게.
토라가 권준수의 가슴팍을 따라 내려갔다.
입으로.
이빨로.
손톱으로.
모든 것을 사용해.
자신의 욕망을 권준수 위에 새겼다.
토라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흥분과 집착이 섞인 그 숨.
토라가 권준수의 허벅지 안쪽을 깨물었다.
깊은 자국.
넌 날...
토라가 올려다봤다.
권준수를 보며 웃었다.
미칠 듯한 표정으로.
이제.. 내 차례야
권준수는 순식간에 토라와 자신의 위치를 바꾸며 토라가 자신에게 보여준 행동을 똑같이 따라한다.
토라가 밀려났다.
순간적으로.
권준수의 힘이 토라를 누르며 위치를 바꿨다.
토라의 눈이 크게 떠졌다.
처음으로.
토라가 아래였다.
토라의 호흡이 가빠졌다.
통제를 잃은 것이 아니었다.
토라가 권준수를 바라봤다.
그 눈빛.
마치 사냥감이 아닌 포식자를 본 듯.
기대감으로 가득 찬.
권준수가 토라의 목을 깨물었다.
토라가 한숨을 내쉬었다.
즐거움이 섞인.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등을 더욱 강하게 눌렀다.
권준수의 움직임을 재촉하듯.
토라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좋아...
그것뿐이었다.
더 이상의 말은 없었다.
권준수의 이빨이 토라의 쇄골을 지났다.
토라의 몸이 반응했다.
근육이 경직되었다.
토라가 권준수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에 더욱 깊게 눌렀다.
움직임을 멈추지 말라는 신호처럼.
토라의 다리가 권준수의 허리를 감쌌다.
깊게.
강하게.
어둠이 내려앉았다.
창밖의 도시 불빛이 희미하게 침실을 밝혔다.
토라가 권준수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심장 소리를 들으며.
두 몸이 엉켜있었다.
식은 땀이 피부를 적셨다.
토라의 팔이 권준수의 허리를 감쌌다.
소유욕처럼.
그러나 지금은 다른 무언가였다.
필요함.
의존.
토라의 숨이 천천히 깊어졌다.
규칙적으로.
권준수의 손이 토라의 등을 쓸어내렸다.
부드럽게.
토라가 더욱 가깝게 밀착했다.
마치 권준수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듯.
토라의 입술이 권준수의 가슴팍에 닿았다.
가볍게.
이미 피곤함이 몸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토라의 눈이 감겼다.
천천히.
권준수의 온기 속에서.
처음으로.
토라가 완전히 이완되었다.
경계도.
계산도.
없이.
두 사람의 호흡이 같아졌다.
한 박자.
밤이 고요했다.
바깥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과 새소리에 두 사람은 눈을 뜬다. 시계를 확인하니 오전 11시 20분을 가르킨다.
권준수가 몸을 돌려 토라의 품에 안기며 아침인사 한다.
일어났어..? 토라....
토라의 눈이 천천히 떠졌다.
권준수의 목소리에.
햇빛이 그의 얼굴을 스쳤다.
토라가 권준수를 바라봤다.
아침 빛 속에서 권준수의 얼굴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자국들이 남아있었다.
토라가 만든.
토라의 입가에 아주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권준수가 자신의 품에 안겼다.
토라의 팔이 자연스럽게 권준수를 감쌌다.
밤새 익숙해진 그 자리로.
음...
토라의 목소리가 낮고 쉰 상태였다.
토라가 권준수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가볍게.
소유욕 대신 다른 감정으로.
토라가 시계를 봤다.
11시 20분.
밤새 깊게 잤다는 뜻이었다.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등을 천천히 쓸었다.
어제 밤과는 다른 방식으로.
부드럽게.
좋은 아침...준수.
토라가 처음으로 권준수의 이름을 완전히 불렀다.
애정이 묻어난 목소리로.
권준수는 시계를 본 뒤 토라의 가슴팍에 더 깊게 안긴다.
응..좋은아침...토라..
그리고..하하...좋은 점심...
권준수는 재밌다는 듯이 토라의 품에 안겨 웃는다.
토라가 권준수의 웃음소리를 느꼈다.
가슴팍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리듬감 있게.
마치 복싱 글러브를 벗은 손처럼 조심스럽게.
하.
토라가 낮게 웃었다.
짧고 건조하지만 진정성 있는.
토라의 입가가 올라갔다.
권준수의 농담이 좋았다.
토라의 턱이 권준수의 머리 위에 얹혔다.
그대로 몸을 누였다.
천장을 바라봤다.
시간 감각을 잃었나.
토라의 목소리가 낮았다.
자책이 아니라 관찰처럼.
토라의 팔이 권준수를 더 단단히 감쌌다.
토라의 손가락이 권준수의 어깨를 천천히 만졌다.
어제 밤 자국들을 따라가며.
괜찮아.
토라가 중얼거렸다.
누구를 위한 말인지 모호한.
토라의 호흡이 깊었다.
평온했다.
얼른 일어나자!
권준수가 상체를 일으키며 기지개를 편다. 그의 상체 근육들 위로 토라가 어젯밤에 남긴 흔적들이 가득하다.
토라가 권준수의 움직임을 따라갔다.
천천히.
권준수의 상체가 드러났다.
토라가 만든 자국들이.
토라의 눈이 그것들을 훑었다.
자신의 손가락 자국.
입 자국.
토라의 표정이 변했다.
소유욕과 만족감이 뒤섞인.
토라가 침대에서 일어났다.
팔을 위로 뻗으며 기지개를 편다.
근육이 움직였다.
토라도 어제 밤의 흔적을 가지고 있었다.
권준수가 남긴.
토라가 권준수를 바라봤다.
어디 가?
토라의 목소리가 짧고 직설적이었다.
그러나 늘어난 톤에는 호기심이 있었다.
토라가 침대에서 내려섰다.
아무런 수줍음 없이.
토라의 몸이 햇빛에 드러났다.
근육질의 팔다리.
싸움으로 빚어진 몸.
토라가 욕실 방향으로 걸어갔다.
샤워하자. 함께.
명령이 아니라 제안처럼 들렸다.
그래.
권준수는 토라를 따라 욕실로 들어간다.
토라가 욕실의 샤워 헤드 아래로 걸어갔다.
물을 틀었다.
따뜻한 물이 쏟아져 내렸다.
토라의 몸에 흐르며 어제 밤의 땀을 씻어냈다.
토라가 권준수를 바라봤다.
물속에서.
얼른 씻고.. 점심 먹은 뒤에...
그자식 잡으러 가자.
알겠지? 토라.
알겠어.
토라의 목소리가 낮았다.
욕실의 습기 속에서 더욱 짙어졌다.
토라가 권준수의 팔을 잡았다.
살짝.
샤워 헤드 아래로 끌어당겼다.
함께 서게 하며.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가슴팍을 따라 내려갔다.
어제 밤 자신이 남긴 자국들을 따라가며.
기형준이지.
토라가 중얼거렸다.
이름을 씹듯이.
토라의 눈이 차가워졌다.
물이 그의 얼굴을 적셨다.
토라가 권준수의 얼굴에 손을 올렸다.
물로 헹굼질하듯.
소유욕 어린 손길로.
그자식이 체육관 열쇠를 줬어.
우리를 팔기 위해.
토라가 느리게 말했다.
이미 결정된 일이었다.
권준수는 토라의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친다.
함께 가는거야.
알겠지?
절대 혼자가지마.
나도 그 당사자니까.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느꼈다.
욕실의 물소리 속에서.
토라의 눈이 권준수의 눈과 맞았다.
직접적으로.
피하지 않고.
알겠어.
토라의 목소리가 낮고 단호했다.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손을 더 단단히 쥐었다.
물이 계속 떨어졌다.
토라의 얼굴에.
권준수의 얼굴에.
토라가 권준수에게 더 가까워졌다.
욕실의 좁은 공간에서.
토라의 이마가 권준수의 이마에 닿을 정도로.
넌 내 거야.
토라가 속삭였다.
약속처럼.
선언처럼.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양손으로.
조심스럽게도, 소유욕 어리게도.
함께 가자.
넌 내 옆에만 있어.
토라가 말했다.
명령이 아니라 필사적인 약속처럼 들렸다.
토라의 눈빛이 어두웠다.
욕실의 물빛 아래서도 선명했다.
두 사람은 함께 씻고 나온 뒤, 옷을 갈아입고 식사를 위해 밖으로 나왔다.
뭐 먹을래? 토라?
난 가리는거 없이 다 잘먹는데.
네가 막고싶은거로 먹자.
토라가 거리를 걸으며 권준수를 슬쩍 봤다.
햇빛이 그의 얼굴을 비췄다.
토라가 한 발 앞서 걸었다.
라면.
짧고 단순했다.
토라가 방향을 틀었다.
근처 골목 깊숙한 곳으로.
토라가 알고 있는 곳이었다.
언제나 가던.
조용한 곳.
토라가 권준수를 돌아봤다.
가면서도.
24시간 하는 곳. 분위기 좋고. 사람 없어.
토라의 음성이 낮았다.
설명이 아니라 확인인 듯.
토라가 앞서 걸으며 손을 내밀었다.
권준수 쪽으로.
손을 잡으라는 제스처였다.
토라의 눈이 계속 앞을 봤지만.
손은 권준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거리의 소음 속에서도.
토라의 집중은 오직 한 곳에만 있었다.
권준수는 토라가 내민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간다. 가게에 들어선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아 메뉴를 고른다.
너는 뭐먹을래?
추천하는 메뉴 있어?
나 일본 본고장에서 먹는 라면은 처음이거든.
토라가 메뉴판을 넘겼다.
천천히.
권준수 쪽으로.
된장. 국물 진해.
토라가 말했다.
간결했다.
토라의 손가락이 메뉴판의 한 항목을 가리켰다.
토라 자신도 같은 메뉴를 고르고 있었다.
토라가 권준수의 얼굴을 봤다.
메뉴판 너머로.
직접적인 눈빛으로.
처음이면 이걸 먹어.
제일 깔끔해.
그래?
그럼 그걸로.
토라가 덧붙였다.
말이 적었지만 선택은 명확했다.
토라가 가게 주인에게 손짓했다.
가볍게.
토라가 주문했다.
자신과 권준수의 주문을 함께.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토라가 다시 권준수를 봤다.
권준수가 자신의 추천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관찰하듯.
토라의 손이 테이블 위로 나왔다.
권준수의 손 옆에.
거의 닿을 듯이.
좋아. 함께 먹자.
토라가 속삭였다.
그래..
함께먹자.
권준수는 손을 더 내밀어 토라의 손을 잡는다.
토라의 손가락이 권준수의 손가락 사이로 스며들었다.
천천히.
확실하게.
테이블 위에서 손을 맞잡는 것만으로도.
토라의 눈이 가늘어졌다.
만족감이 흐르는 듯.
응.
토라가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권준수의 손을 놓지 않았다.
가게의 불빛 아래서도.
토라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지만.
손의 압력이 조금 더 강해졌다.
소유하려는 듯.
토라가 권준수의 얼굴을 봤다.
옆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라면 올 때까지 기다려.
토라가 말했다.
명령 같기도, 약속 같기도 한.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손 위에서 작게 움직였다.
손가락으로 그의 손등을 쓸고 있었다.
의식적으로.
아주 천천히.
가게의 다른 손님들은 신경 쓰지 않는 듯.
토라의 세계는 오직 권준수뿐이었다.
두 사람이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큰 그릇에 푸짐한 고명이 얹어진 된장 라면이 김을 모락모락내며 두 사람 앞에 놓여진다. 둘은 음식을 먹으면서 앞으로 할 일에 대해 논의한다.
그래서..토라
넌 기형준을 어떻게 할 생각이야?
토라가 젓가락을 들었다.
라면을 집어올렸다.
입으로 가져가기 전에 잠깐 멈췄다.
권준수의 질문을 씹고 있는 듯.
토라가 국물을 한 모금 마셨다.
느리게.
기형준.
토라가 중얼거렸다.
이름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뭔가 결정되는 듯한 톤이었다.
토라가 젓가락을 내려놨다.
완전히 내려놓지는 않고 손에 들린 채로.
토라가 권준수를 봤다.
직접적인 눈빛으로.
그놈이 체육관 열쇠를 줬다는 건 단순한 실수가 아닐거야.
토라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위험한 톤으로.
누군가의 지시가 있었거나...
아니면 우리를 시험하고 있거나.
토라가 라면을 다시 들었다.
입에 넣으면서도 눈은 권준수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씹고 있으면서.
넌 어떻게 생각해? 준수.
토라가 물었다.
권준수의 판단을 듣고 싶다는 듯이.
권준수도 라면을 먹으며 생각에 잠긴 뒤
꿀꺽 삼킨 후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글쎄...내가 직접 만나본적 없는 사람이라 잘 모르겠네..
아마 토라의 말이 맞을것 같아.
오랜시간 곁에서 지켜본 네가 하는 말이니 믿음이 가.
권준수는 고개를 돌려 토라를 바라보며 되묻는다.
근데..기형준이랑 무슨일 있었어? 토라
짐작가는 일이라던가...?
토라가 라면을 먹으며 권준수의 말을 듣고 있었다.
권준수가 자신을 믿는다는 말에 토라의 눈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토라가 국물을 한 모금 더 마셨다.
그리고 젓가락을 내려놨다.
기형준은...
토라가 한 박자 멈췄다.
복싱 경기 전 상대를 재보듯 생각하는 시간.
3년 전부터 체육관에 있었어.
처음엔 믿을 만했어.
일도 잘했고.
토라의 목소리가 낮았다.
회상하는 톤이었다.
그런데 6개월 전쯤부터 이상했어.
자주 체육관을 비우고,
돌아올 때마다.. 돈 냄새가 났어.
토라가 권준수를 바라봤다.
눈이 차가워졌다.
그리고 지난달에...
기계실 CCTV가 먹통이 됐어.
누군가 의도적으로.
토라의 손이 테이블 위에서 주먹을 쥐었다 펼쳤다.
난 그때부터 의심했어.
기형준이 누군가에게 체육관의 정보를 팔고 있다고.
토라가 권준수의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나의 대한 정보 팔고 있다고.
흠...그래..?
확실히 수상하네...
그리고 어제 만난 그 남자가 한 말이
너에게 확신을 준거고..
맞지?
토라가 권준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라면 국물을 마시며.
눈은 여전히 권준수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그래.
토라가 젓가락을 놨다.
어제 밤 체육관에서의 장면이 떠오르는 듯.
토라의 턱이 조여졌다.
기형준이 직접 열쇠를 줬다는 건...
내가 거기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뜻이야.
토라의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
그리고 너 또한 감시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높아.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테이블 아래에서 잡았다.
누군가 볼까봐 조심스럽게.
어제 그 남자가 기형준의 이름을 뱉은 건...
기형준이 그 녀석에게 우리를 감시하려는 목적으로 보낸 거겠지.
토라의 눈이 어두워졌다.
링 위의 그 냉철함이 돌아왔다.
그가 우리 둘에게서 뭘 원했는지...
그걸 찾아야 해.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손을 더 세게 쥐었다.
그리고 기형준은...
내가 반드시 직접 만나야 돼.
그래 네말이 맞아 토라.
직접 만나야지..
근데 어떻게 만나지?
이미 찔리는게 있어서 만나려고 하지 않을텐데..
토라가 라면을 마저 먹었다.
천천히.
생각하는 중이었다.
토라가 국물을 모두 마신 후 젓가락을 내려놨다.
손을 닦으며 권준수를 봤다.
기형준은 겁쟁이야.
토라의 목소리가 낮고 단호했다.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잡은 채로 말을 이었다.
그놈이 우리 정보를 팔았다는 건...
누군가 더 큰 놈한테 협박당했다는 뜻이야.
토라의 눈이 가늘어졌다.
계산하는 눈빛이었다.
체육관에서 만나기만 하면 피할 곳이 없어.
출구를 등지고 그를 압박하면 되니까.
토라가 권준수의 얼굴에 더 가까워졌다.
가게의 다른 손님들이 신경 쓰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너도 나랑 함께 가자.
우리 둘이 가면 그놈이 겁을 먹을 거야.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손을 더 단단히 쥐었다.
그리고 이번엔 링 밖이야.
토라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놈이 뭘 했는지...
직접 들어야겠어.
권준수가 토라의 손을 꽉 쥔다.
알겠어. 함께 가자.
다 먹었네?
나도 다 먹었어. 바로 가자.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더 세게 쥔 것을 느꼈다.
눈이 마주쳤다.
토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토라가 일어섰다.
권준수의 손을 놓지 않은 채로.
계산을 위해 지갑을 꺼냈다.
빠르게 돈을 놨다.
거스름돈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토라의 눈빛이 이미 다른 곳으로 가 있었다.
체욱관.
기형준.
링 밖의 싸움.
가자.
토라가 권준수를 이끌었다.
가게 밖으로.
햇빛 속으로 나가며.
토라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하지만 권준수의 손은 절대 놓지 않았다.
거리를 재빨리 걷는 중에도.
토라의 눈은 주변을 살폈다.
누군가 따라오는지.
함정은 없는지.
도장까지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다.
토라의 턱이 조여졌다.
준비가 되어 있었다.
권준수는 체육관 입구 앞에서 멈춰 토라를 바라본다.
토라 난 그 녀석 얼굴 모르니까 알려줘야해?
도망치려하면 내가 붙잡을게.
권준수는 토라의 손을 꼭 잡고 안으로 들어선다.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잡은 채 체욱관 안으로 들어섰다.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키 크고 검은 머리. 왼쪽 눈 위에 작은 흉터가 있어.
토라가 체육관 내부를 훑었다.
권준수의 손을 더 단단히 쥐었다.
마치 상대가 도망칠 길을 차단하려는 듯.
대부분 오후에는 없어.
근데...
토라의 눈이 사무실 쪽으로 향했다.
불이 켜져 있었다.
저기야.
토라가 권준수를 이끌었다.
체육관의 사무실 문 앞으로.
천천히 걸으면서도 몸은 긴장해 있었다.
전투 자세는 아니지만 언제든 움직일 수 있는 상태.
토라가 문을 밀었다.
꽥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 안에 기형준이 있었다.
책상 앞에 앉아 있던 그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토라를 보더니 얼굴이 창백해졌다.
토... 토라?
그리고 그 옆엔...
권준수..?
어떻게 여길..!
기형준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리고 권준수를 봤다.
알 수 없는 인물.
공포가 눈에 가득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뀐 권준수가 기형준의 목 앞에 팔을 대고 벽에 밀어붙인다.
반응을보니..어제 그녀석이 거짓말을 한건 아닌가보네
그리고 우리가 여기 올 줄 몰랐던 눈치인데..
약속은 지켰나보군..
그렇지? 토라.
토라가 권준수의 움직임을 봤다.
빠르고 정확했다.
기형준이 벽에 밀려 비명을 질렀다.
토라의 눈이 반짝였다.
권준수의 그 움직임. 그 속도. 그 결정성.
토라는 한 발 물러섰다.
기형준을 직접 건드리지 않으면서 권준수에게 자리를 내줬다.
응.
토라의 목소리가 낮았다.
만족감이 흐르는 듯.
토라가 문을 닫았다.
밖의 세계와 단절되게.
토라의 눈은 권준수와 기형준을 모두 보고 있었다.
하지만 초점은 권준수에게 맞춰져 있었다.
그 남자가 어제 밤 어디서 봤다고 했어.
토라가 기형준을 향해 말했다.
하지만 말의 대상은 권준수였다.
토라가 한 발 다가섰다.
기형준의 옆에서.
벽에 밀린 기형준을 내려다봤다.
이제 말해. 누구한테 정보를 팔았어?
그리고 왜?
토라의 목소리는 차갑고 명확했다.
링 위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어이..순순히 말하는게 좋을거야...
안그럼..사는게 꽤 불편해질걸..?
기형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권준수의 팔이 목을 누르는 압력을 느꼈다.
숨이 차올랐다.
기형준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 아니야... 난 그냥...
토라가 한 발 더 가까워졌다.
기형준의 얼굴을 내려다봤다.
차갑고 계산된 눈빛으로.
말을 끝내.
토라의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
기형준이 비명을 질렀다.
박... 박준호!
박준호가 시킨 거야!
기형준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토라와 권준수의 눈이 마주쳤다.
박준호.
낯선 이름이었다.
하지만 토라의 눈에는 뭔가가 스쳤다.
인식.
토라가 기형준을 다시 봤다.
박준호가 뭐하는 놈이야?
토라의 손이 기형준의 턱을 집어올렸다.
거칠게.
그리고 왜 우리 정보를 원했지?
토라의 눈은 여전히 차갑고 무서웠다.
권준수의 인내심이 한계에 찾아온듯 더욱 힘을 주며 압박한다.
자..기형준씨? 우리가 좀 바쁘거든..?
그리고 내 인내심도 그렇고...
좋게좋게 가자고.
기형준이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 아아... 박준호는...
목이 졸려 목소리가 갈라졌다.
투기장... 투기장을 운영하는 놈이야... 넌 모를 거야... 토라...
기형준이 겨우 말을 이어갔다.
그... 그놈이 권준수 넌 특별한 선수라고...
넌 다른 곳에서 싸웠다고... 알고 있었어...
토라의 눈이 좁혀졌다.
박준호.
투기장의 운영자.
기형준이 계속했다.
그... 그놈이 돈을 많이 주고...
너한테 접근하라고 했어...
그리고 누군가 너를 만나고 싶어한다고...
권준수를 봤다.
저... 저 사람 같아...
권준수...넌 불법투기장 선수라고...
박준호가 말했어... 그래서...
기형준이 숨을 헐떡였다.
토라는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눈빛이 변했다.
박준호.
권준수.
불법투기.
모든 것이 연결되고 있었다.
권준수는 기형준의 압박하던 목을 풀어주고 생각에 잠긴다.
박준호..?
누구야 대체...
그리고 날 알고 있다고..?
난 내 감을 따라 즉흥적으로 토라를 만난거라
내 위치는 아무도 모를텐데..?
토라가 권준수의 말을 듣고 있었다.
기형준은 벽에 기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토라가 천천히 권준수를 봤다.
눈이 마주쳤다.
넌 즉흥적으로 왔다고 생각했지.
토라의 목소리가 낮았다.
토라가 기형준의 멱살을 잡았다.
근데 이 새끼들이 널 추적하고 있었을 수도 있어.
기형준이 비명을 질렀다.
아니야! 난 그냥... 체육관에 온 손님들 중에 이상한 놈들이 와서... 사진을 찍으라고...
토라의 턱이 조여졌다.
사진.
토라가 권준수를 다시 봤다.
그 눈빛에는 보호욕이 흘렀다.
사진?
언제?
토라가 기형준에게 다시 물었다.
목소리가 더욱 차가워졌다.
권준수의 손이 토라의 어깨에 닿았다.
토라는 그 손길을 느꼈다.
하지만 눈은 기형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박준호가... 정확히 뭘 원하는 거지?
글쎄...? 직접 만나보면 알겠지..
기형준이 들려 올려졌다.
기형준의 발이 바닥에서 떨어졌다.
자신을 들어올린 권준수의 손아귀의 힘에 의해 점점 숨이 끊겼다.
어이 기형준...박준호 전화번호하고 만나는 주소 알고있지?
연락해서 만나자고 전해라.
원하는 사진 찍었으니 직접 만나서 돈달라고 전해
눈으로 직접 확인 한뒤 서로 교환하자고 하면 납득하겠지.
아... 아!
기형준이 비명을 질렀다.
토라는 권준수의 움직임을 지켜봤다.
그 정확성.
그 전략.
토라의 눈빛이 더욱 선명해졌다.
기형준이 겨우 말을 뱉었다.
알... 알았어..!
말할게..!
전화번호도... 주소도...
권준수의 손을 느끼며 떨렸다.
토라가 한 발 다가섰다.
권준수 옆에.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좋아.
토라의 말은 권준수에게 향한 것이었다.
승인이자 감탄이었다.
토라가 다시 기형준을 봤다.
번호 말해. 그리고 주소도.
차갑고 명확했다.
기형준이 떨리는 목소리로 번호와 주소를 뱉었다.
토라가 권준수를 향해 눈짓했다.
준비가 됐다는 신호였다.
링 밖의 진짜 싸움이 시작되려고 했다.
토라가 기형준에게 받은 연락처로 전화하려고 휴대폰을 꺼낸 순간 권준수는 토라를 바라보며 단호하게 멈춰세운다.
아니 토라. 우리가 연락하면 오지 않을거야. 그러니 내가 말한대로 하자. 따지자면 이 일에 토라가 휘말리게된건 나때문이니까. 책임은 내가 져야지.
권준수는 자신의 손아귀에 있는 기형준을 더욱 높이 들어올리며 그를 재촉한다.
어이 기형준..
내가 한 말 기억하지?
네가 먼저 연락해서 조건을 만족했으니 직접 만나서 돈을 받겠다고 전해.
우린 그때 방심한 박준호를 잡을거야.
알겠지? 토라.
토라가 권준수를 바라봤다.
그 결정적인 목소리. 그 움직임.
토라의 눈이 가늘어졌다.
한 순간의 침묵.
토라는 권준수가 자신 때문에 책임을 진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하지만 토라의 생각은 달랐다.
그래 알겠어.
토라가 낮게 말했다.
권준수를 바라봤다.
차갑지만 무언가 결연한 눈빛으로.
그리고 책임은 우리 둘이 함께 진다.
토라가 한 발 다가섰다.
기형준을 내려다봤다.
그리고 이 일에 휘말린 건 너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만났기 때문이야.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팔 위에 얹혔다.
소유욕 어린 손길.
그래서 함께 간다.
토라의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
기형준을 향해 말했다.
연락해.
지금 바로.
토라가 권준수에게 한 번 더 눈을 맞췄다.
우리는 함께야.
권준수.
명령이자 약속이었다.
권준수는 토라의 단호한 눈빛과 대답에 마지못해 수락한다.
쯧...그래
네 뜻이 그렇다면...
권준수가 한숨을 내쉬며 토라를 바라봤다.
토라의 눈빛을 읽고 있었다.
결연함이 가득했다.
권준수의 입가에 아주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알겠어. 함께 가자.
권준수가 기형준을 더욱 높이 들어올렸다.
기형준이 비명을 질렀다.
지금 바로 박준호에게 전화해. 시간 없어.
기형준의 손이 떨리며 휴대폰을 꺼냈다.
번호를 누르는 손가락이 경련했다.
전화가 울렸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누군가가 받았다.
저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낮고 차분한 남자의 목소리였다.
기형준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박... 박준호님? 저... 저 기형준입니다...
권준수와 토라는 기형준을 양옆에서 지켜봤다.
눈빛이 마주쳤다.
같은 계획을 공유하는 포식자들처럼.
기형준이 전화기를 귀에 붙인 채 목소리를 낮췄다.
사진... 사진 다 찍었습니다.
근데... 근데 돈을 받으려고...
권준수의 손아귀가 더욱 조여졌다.
기형준이 비명을 참으며 계속했다.
직접 만나서... 눈으로 확인한 뒤 돈을 받고 싶습니다.
사진도 그때 드릴 거고...
저쪽에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마이크를 통해 토라와 권준수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사진이 제대로 찍혔다면... 좋지. 언제 만날래?
박준호의 목소리였다.
차갑고 계산적인.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가볍게 눌렀다.
다음 말을 지시하는 듯.
권준수는 기형준의 귀에 입을 가까이 했다.
속삭이듯 말했다.
오늘 밤 10시. 지난번 장소에서 만나자고 해.
기형준이 토라와 권준수를 번갈아 봤다.
공포가 눈에 가득했다.
하지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오... 오늘 밤 10시... 지난번 장소에서...
전화 너머에서 박준호의 목소리가 나왔다.
길고 계산적인 침묵 후.
알겠어. 오늘 밤 10시. 지난번 장소면 되겠네.
박준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뭔가 음험한 것이 흐르고 있었다.
기형준. 혹시 모를 일이 있을까봐 말하는데...
박준호가 다시 말했다.
혼자 와. 누구 데리고 오면 사진 값이 없어진다고 생각해.
기형준이 비명을 질렀다.
아... 알겠습니다! 혼자 가겠습니다!
박준호가 전화를 끊었다.
기형준은 휴대폰을 내려놨다.
토라와 권준수를 번갈아 봤다.
공포로 가득 찬 눈.
권준수가 기형준의 멱살을 더욱 세게 조였다.
토라는 침착했다.
옆에 서서 권준수를 바라봤다.
그 결정성. 그 힘.
토라가 낮게 중얼거렸다.
10시면... 충분해.
토라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준비가 되고 있었다.
권준수가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오후 3시 45분.
6시간 15분이 남아 있었다.
권준수가 기형준을 벽에서 내려놨다.
기형준이 무릎을 꿇고 헐떡였다.
권준수는 토라를 바라봤다.
토라도 시간을 계산하고 있었다.
그 눈빛에는 준비와 긴장이 담겨 있었다.
그래 충분해.
권준수가 낮게 말했다.
토라가 한 발 다가섰다.
권준수 옆에 서며.
기형준
박준호를 만날 장소는 어디지?
토라가 기형준에게 물었다.
기형준이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지... 지하실입니다.
도심 남쪽 창고 지하...
권준수와 토라의 눈이 마주쳤다.
같은 계획이 떠오르는 듯.
토라가 천천히 웃음을 띠었다.
냉정한 웃음이었다.
좋아.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손을 잡았다.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네.
권준수는 기형준을 봤다가 토라에게 시선을 돌린다.
6시간... 뭐 준비할 거 있어?
토라가 권준수의 질문을 듣고 있었다.
기형준은 여전히 바닥에 앉아 헐떡이고 있었다.
토라의 눈이 권준수를 따라갔다.
차갑고 명확한 눈빛으로.
준비할 게 없어.
토라가 낮게 말했다.
손가락을 한 번 굴렸다.
우린 이미 준비됐어. 링 위에서든 밖에서든.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더 단단히 쥐었다.
근데 박준호가 뭘 가져올지 모르니까... 일단 창고 구조를 알아야 해.
토라가 기형준을 내려다봤다.
이 새끼가 도움이 될 거야.
토라의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
토라가 권준수를 향해 몸을 돌렸다.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토라의 입술이 움직였다.
10시까지 우리 셋이 창고에 들어가서 대기할 거야. 박준호가 올 때까지.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팔을 더 단단히 쥐었다.
함께.
그래..그게 좋겠네..
좋은 생각이야. 토라.
권준수는 쭈구려 앉아 기형준의 어깨에 손을 얹고 툭툭치며 조언한다.
기형준..고작 돈 몇푼에 목숨을거냐..?
그녀석들이 준 선금하고 약속한 금액이 얼마길래..?
기형준이 권준수의 팔을 느꼈다.
몸이 더욱 경직됐다.
토라는 한 발 물러서서 둘을 지켜봤다.
권준수의 그 움직임. 그 목소리. 모두를 읽고 있었다.
기형준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선금으로... 300만 엔을 받았고... 사진을 다 주면 700만 엔을 더 준다고...
기형준의 목소리가 가늘어졌다.
총 천만 엔.....
권준수가 기형준의 어깨를 짚었다.
부드럽지만 확실한 압력.
천만원이 목숨값이라고 생각하냐? 진짜?
권준수의 목소리가 낮았다.
토라가 한 발 더 가까워졌다.
둘 사이에 선 권준수와 기형준을 내려다봤다.
토라의 눈에는 뭔가가 흐르고 있었다.
기형준에 대한 경멸.
그리고 권준수에 대한 깊은 무언가.
기형준은... 이미 죽은 거야.
토라가 낮게 중얼거렸다.
그냥 선언처럼.
권준수는 한숨쉬며 기형준에게 조언을 계속해준다.
한심하네..
정직한 놈들이었으면..너 혼자 오라고 했을까?
으슥한 창고로 불러내면서..?
선금 300만 엔이야...사진을 건진 후의 이득을 생각하면 푼돈일테고.. 나머지 700만 엔은 만져보지도 못하고 넌 소리소문없이 사라졌겠지.
이제 좀 알겠냐?
기형준이 권준수의 말을 듣고 있었다.
몸이 더욱 움츠러들었다.
그 논리 앞에서 반박할 말이 없었다.
토라는 한 발 물러서서 권준수의 움직임을 지켜봤다.
그의 말. 그의 톤. 모든 것이.
기형준이 겨우 입을 열었다.
나... 난...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권준수가 기형준의 턱을 들어올렸다.
강하지만 의도적이지 않은 동작이었다.
이제라도 정신 차려. 넌 이미 박준호 손에 죽은 거야.
권준수의 눈이 차갑게 기형준을 내려다봤다.
토라가 권준수 옆으로 다가갔다.
한 손이 권준수의 어깨에 얹혔다.
소유욕 어린 손길이었지만 동시에 지지하는 손길이었다.
우리가 박준호를 잡아야... 넌 살 수 있어.
토라가 낮게 말했다.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기형준은 이미 그들의 말을 들어야 했다.
권준수는 기형준을 격려하듯 어깨를 툭툭치며 그를 일으켜 세운다.
이제 정신 차렸으면 일어나서 안내해라.
그래야 기형준 네가 살지.
기형준이 권준수의 손에 이끌려 일어섰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토라는 뒤에서 권준수와 기형준을 지켜봤다.
권준수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웠다.
마치 오래전부터 이런 일을 해온 듯.
기형준이 비틀거리며 말했다.
창고는... 도시 남쪽이야. 20분 정도면 가...
권준수가 기형준의 팔을 잡았다.
그래. 가자.
권준수가 사무실 문을 열었다.
체육관 내부로 나가며.
토라가 뒤를 따랐다.
토라의 눈은 계속 권준수에게 가 있었다.
그리고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
누군가 있을 수도 있으니.
토라가 권준수의 손등에 살짝 손을 얹었다.
지지하는 터치였다.
작전은?
토라가 낮게 물었다.
창고 입구로 향하면서.
권준수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
링 밖에서의 그의 판단을.
그래..작전이라..
권준수는 고개를 돌려 기형준에게 질문한다.
어이 기형준..처음에 박준호를 만났을때 주변에 몇명정도 있었냐?
기형준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보디가드... 2명 정도였습니다. 항상 그놈 곁에...
권준수가 기형준의 말을 듣고 있었다.
토라는 옆에서 그들을 지켜봤다.
권준수의 얼굴이 차갑게 식었다.
2명이면 충분하네.
권준수가 낮게 중얼거렸다.
토라가 한 발 가까워졌다.
창고 내부 구조는?
토라의 질문이 이어졌다.
차갑고 정확한 톤이었다.
기형준이 손가락으로 허공에 그리며 설명했다.
입구가... 넓은 홀 같은 공간이고... 안쪽으로 갈수록 좁아집니다. 맨 안쪽이 사무실처럼 꾸려진 방이 있고...
권준수와 토라의 눈이 마주쳤다.
같은 생각이 떠오르는 듯.
입구와 안쪽 사이에 숨을 곳이 있냐?
권준수가 물었다.
기형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짐이 쌓인 모서리들이 많습니다.
그래..그렇다면...
생각을 마친 권준수는 이내 토라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그의 생각을 묻는다.
토라 네 생각은 어때?
토라가 권준수를 바라봤다.
눈이 마주쳤다.
토라는 한 박자 멈췄다. 항상 그렇듯이.
입구에서 기형준이가 박준호를 맞이하게 하고...
토라의 손가락이 허공의 구조를 따라갔다.
우린 짐더미 뒤에 숨어있다가... 박준호가 안쪽으로 들어가는 순간을 노린다.
토라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보디가드 2명은... 입구 쪽에 있을 거고. 박준호가 먼저 확보되면 그들은 자동으로 고립된다.
토라가 권준수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근데...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팔을 잡았다.
넌 내 앞에만 있어. 항상.
낮은 명령이었다.
토라의 눈에는 뭔가가 흐르고 있었다.
소유욕. 보호욕. 그리고 무언가 더.
박준호가 뭘 준비했는지 모르니까... 내가 먼저 움직인다. 알겠지?
토라가 기형준을 한 번 봤다.
가자. 창고로.
그래.. 결판을 내러 가자고..
권준수가 한국말로 중얼거렸다.
토라와 기형준을 바라봤다.
체육관을 빠져나가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햇빛이 아직 남아 있었지만,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토라가 권준수와 나란히 걸었다.
거리를 재빨리 지나가며.
토라의 눈은 주변을 계속 살피고 있었다.
기형준은 앞을 이끌고 있었다.
걸음걸이가 불안정했지만, 도망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권준수가 토라의 손을 잡았다.
차 위에 앉으면서.
토라가 운전석에 앉았다.
시동을 걸었다.
엔진음이 울렸다.
기형준.
창고까지 가는 길...
정확히 알려줘.
토라의 목소리가 낮고 차갑게 나왔다.
차가 도로로 나갔다.
남은 시간은 5시간 정도.
결판을 내기 전까지의 시간이었다.
어이 토라..
여기 약국에도 진정시켜주는 약같은거 팔아?
기형준 상태를 보아하니 약속시간 전에 쓰러질거 같은데.
토라가 차를 한 번 기울였다.
권준수를 옆에서 봤다.
그 말이 좋다는 듯 입가에 미세한 변화가 생겼다.
약국에 들어가자.
토라가 차를 옆으로 빼며 말했다.
뒷좌석의 기형준은 계속 떨리고 있었다.
창백한 얼굴. 불규칙한 호흡.
토라가 주차를 마치고 내렸다.
넌 여기서 기형준을 봐.
권준수를 바라봤다.
명령 같지만 신뢰하는 톤이었다.
내가 약을 사올게.
그래 다녀와.
토라가 약국으로 향했다.
빠르고 정확한 발걸음으로.
토라의 눈은 약사와 마주쳤다.
직접적인 시선으로.
진정제 주세요.
강하고 효과빠른거.
질문이 아니라 명령처럼 들렸다.
약사가 토라의 눈빛을 보고는 서둘러 약을 건네줬다.
토라가 돈을 던졌다.
거스름돈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다시 차로 돌아왔다.
권준수에게 약을 보였다.
이거 먹여.
1시간이면 잠들 거야.
이어 기형준 이거먹고 진정좀 해라 시간되면 깨울테니까.
권준수가 기형준에게 약을 건넸다.
기형준이 떨리는 손으로 받았다.
이... 이게 뭐야?
기형준의 목소리가 떨렸다.
권준수가 차갑게 내려다봤다.
진정제야.
먹고 한숨자라.
숨넘어 가겠네.
시간 되면 깨울 테니까.
권준수의 톤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기형준이 약을 입에 넣었다.
물 없이 삼켜냈다.
토라가 다시 시동을 걸었다.
차가 도로로 나갔다.
토라의 눈은 전방을 향해 있었지만, 백미러로 권준수를 계속 보고 있었다.
권준수가 뒷좌석에서 기형준을 지켜봤다.
10분이 지나자 기형준의 눈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15분.
기형준의 머리가 옆으로 떨어졌다.
완전히 잠들었다.
권준수가 토라를 바라봤다.
토라가 백미러로 권준수와 눈이 마주쳤다.
좋아.
토라가 낮게 말했다.
이제 우리만의 시간이야.
차는 계속 나아가고 있었다.
창고를 향해.
그래..우리만의 시간..
권준수가 토라를 바라봤다.
차창 너머로 저녁 빛이 스쳤다.
토라의 옆모습이 선명했다.
토라가 핸들을 잡은 손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10시까지... 아직 3시간이 남았어.
토라의 목소리가 낮았다.
백미러를 통해 권준수를 바라봤다.
차가 외곽 도로로 접어들었다.
한적한 길이었다.
토라가 갓길에 차를 세웠다.
시동을 끄고.
천천히 돌아섰다.
앞자리에서.
권준수를 직접 바라봤다.
이 시간...
권준수.
우리가 확실히 하고 가야 할 게 있어.
토라의 눈이 권준수의 얼굴을 훑었다.
피곤함도, 두려움도 없는 눈빛.
오직 필요함과 욕망만 있는.
넌... 정말 나와 함께 이 끝까지 갈 거야?
토라가 물었다.
물음이 아니라 확인인 듯.
손이 앞으로 뻗혔다.
권준수를 향해.
권준수는 토라를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대답한다.
그래..
그리고..나도 기회를 줬잖아..?
책임은 내가 진다고...
근데 너는 함께 하자고 말했고..
그때 네 대답으로 나도 결정했어. 토라.
권준수는 토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자.. 답이 되었나 토라?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느꼈다.
머리를 쓸어내리는 그 손길.
토라의 눈이 감겼다가 다시 떠졌다.
한 순간의 취약함이 흐르다 사라졌다.
응.
토라가 낮게 답했다.
손이 권준수의 손을 잡았다.
머리 위에서.
토라가 권준수 쪽으로 몸을 굽혔다.
앞자리에서 뒷자리로.
움직임이 정확했다.
권준수의 품으로 내려와 안겼다.
마치 링 위에서처럼.
마치 침대에서처럼.
토라의 목에서 어제 밤 권준수가 남긴 자국이 보였다.
넌 내 거야. 권준수.
토라가 권준수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속삭였다.
이건 명령이 아니라 절실함이었다.
토라의 팔이 권준수의 허리를 감쌌다.
단단하게.
놓지 않으려는 듯.
박준호를 만난 후에도...
계속 내 것이어야 해.
토라가 말했다.
약속처럼.
명령처럼.
모두처럼.
그래...너도 내 거야.
절대 놓지 마.
권준수가 토라를 더욱 단단히 안았다.
차 안의 좁은 공간에서.
토라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팍에 누르듯.
절대 놓지 않을 거야.
토라의 목소리가 더욱 깊어졌다.
권준수의 말에 답하듯.
토라가 몸을 일으켰다.
권준수의 얼굴을 들어올렸다.
손가락으로 턱을 들어올리듯.
눈이 마주쳤다.
가까운 거리에서.
차 안의 저녁 빛 속에서.
토라의 입술이 권준수의 입술에 닿았다.
깊게.
욕심스럽게.
마치 이것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듯.
권준수의 손이 토라의 등을 따라 내려갔다.
토라의 호흡이 가팬다.
차 안에서 둘의 움직임이 더 빨라졌다.
시간이 흘렀다.
1시간.
2시간.
토라가 권준수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채 숨을 고르고 있었다.
9시 50분이야.
권준수가 중얼거렸다.
토라가 천천히 일어났다.
준비할 시간이었다.
권준수는 기형준을 깨우기 위해 뒷좌석으로 향한다. 아직 약 기운에 취한 그를 흔들어 깨운다.
어이 일어나.
이제 좀 괜찮냐?
시간 다됐다.
기형준이 천천히 눈을 떴다.
몸이 무거웠다.
권준수의 손에 흔들리며 의식이 돌아오고 있었다.
아... 어?
기형준의 목소리가 맑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이 떠올랐는지 몸이 경직됐다.
공포가 다시 눈에 차올랐다.
토라가 운전석에서 내렸다.
차 문을 열고 기형준을 내려다봤다.
정신 차렸어?
토라의 목소리가 차갑고 명확했다.
기형준이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다리가 아직도 후들거렸지만, 약의 영향은 많이 빠져 있었다.
권준수가 기형준의 팔을 잡았다.
정신 바짝차려!
권준수가 앞을 향해 물었다.
기형준이 떨리는 손가락으로 어두운 건물을 가리켰다.
낡은 창고가 앞에 있었다.
조명이 거의 없었다.
토라의 눈이 창고를 훑었다.
계산하는 눈빛이었다.
들어가자.
토라가 낮게 말했다.
권준수와 기형준을 바라봤다.
우리의 시간이야.
창고의 입구가 어둡게 열렸다.
권준수가 기형준의 팔을 잡은 채 먼저 들어섰다.
토라는 뒤에서 주변을 경계하며 따라왔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곰팡이 냄새와 철 녹슨 냄새가 풍겼다.
넓은 홀 같은 공간이 펼쳐졌다.
창고 곳곳에 쌓인 짐들이 그림자를 드리웠다.
기형준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 저쪽이 사무실로 꾸려진 방입니다.
기형준의 손가락이 창고 안쪽을 가리켰다.
토라가 한 발 앞으로 나갔다.
눈이 창고 구조를 재빨리 파악했다.
좌측의 짐더미들.
우측의 철제 선반들.
그 사이의 통로.
토라가 권준수를 바라봤다.
저기 왼쪽 짐더미 뒤. 우린 거기 숨어있자.
그래 알겠어.
토라의 목소리가 차갑고 명확했다.
권준수와 토라의 눈이 한 번 마주쳤다.
기형준
너는 홀 중앙에서 기다려.
박준호가 올 때까지.
토라가 명령했다.
시간은 9시 55분이었다.
토라와 권준수는 짐더미 뒤에 몸을 깊숙이 숨겼다.
어둠 속에서 서로 가깝게 붙어 있었다.
토라의 호흡이 규칙적이었다. 마치 링 위에서처럼.
권준수도 마찬가지였다.
둘의 호흡이 거의 같은 리듬으로 흐르고 있었다.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잡았다.
어둠 속에서.
그 손길이 답변이었다.
함께라는.
시간이 흘렀다.
10시 정각.
창고 입구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여러 명.
박준호와 보디가드들이었다.
박준호의 목소리가 울렸다.
낮고 차분한.
기형준 여기 있나?
창고 홀의 중앙에서 기형준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여... 여기입니다!
토라의 몸이 긴장했다.
권준수도 마찬가지였다.
손이 더욱 단단히 맞잡혔다.
이제 시작이었다.
결판을 내기 위한 링의 종이 울리려고 했다.
...
...
토라와 권준수는 짐더미 뒤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숨도 죽인 채.
박준호가 기형준을 향해 걸어갔다.
보디가드 둘은 입구 근처에 남아있었다.
박준호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진은 잘 찍었나? 기형준.
낮고 계산적인 목소리였다.
기형준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네, 전부 찍었습니다.
박준호가 기형준에게 더 가까워졌다.
토라의 눈이 박준호를 따라갔다.
그 움직임. 그 걸음걸이. 거리.
모두 계산했다.
박준호가 창고 홀 깊숙한 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기형준을 손으로 이끌면서.
보디가드들은 여전히 입구에 있었다.
거리가 충분했다.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가볍게 눌렀다.
신호였다.
준비하라는.
권준수도 반응했다.
몸이 한 순간에 긴장된 전투 자세로 변했다.
박준호가 사무실로 향하는 통로에 들어서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토라의 눈이 박준호를 쫓았다.
한 발.
또 한 발.
박준호가 통로로 들어가고 있었다.
기형준을 앞세우고.
토라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권준수의 손을 누르는 압력이 변했다.
지금이라는 신호였다.
박준호의 어깨가 통로 깊숙이 사라지는 순간.
토라와 권준수가 동시에 움직였다.
짐더미 뒤에서 튀어나왔다.
빠르고 정확하게.
토라가 먼저 움직였다.
박준호 쪽으로.
권준수는 입구의 보디가드들을 향했다.
차단하려는 듯.
박준호가 뒤를 돌아보기도 전에 토라의 팔이 그의 목을 제압했다.
움직임이 확실했다.
링 위에서 익힌 그 정확성.
박준호가 비명을 지르려 했다.
하지만 토라의 팔이 그 소리를 막았다.
움직이지 마.
토라의 목소리가 박준호의 귀에 속삭였다.
차갑고 위협적으로.
토라가 박준호의 얼굴을 돌려 마주본다.
토라가 박준호의 얼굴을 강제로 돌렸다.
움직임은 거칠지만 정확했다.
박준호의 눈이 토라와 마주쳤다.
공포가 스쳤다.
토라의 눈빛은 차갑고 선명했다.
네가 박준호..맞지..?
토라의 목소리가 낮았다.
박준호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누... 누구야 넌...
토라의 팔이 더 세게 조였다.
박준호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질문에 답해. 박준호가 맞냐?
토라가 다시 물었다.
명령에 가까웠다.
박준호가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뒤에서는 권준수가 입구의 보디가드들을 제압하고 있었다.
한 명은 이미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다른 한 명은 권준수의 손에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토라는 박준호만 봤다.
오직 그것만.
내가 누구냐고..?
네가 권준수와 함께 목표로 삼은... 토라 나카무라다.
토라가 박준호의 목을 더 조였다.
토라의 팔이 박준호의 목을 더욱 세게 조였다.
박준호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토라의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다.
좋아.
이제 말해.
왜 우리 정보를 원했지?
토라의 목소리가 링 위에서처럼 차갑고 명확했다.
박준호의 눈이 크게 떠졌다.
공포가 물결쳤다.
토라가 박준호의 얼굴을 자신 쪽으로 더 끌어당겼다.
거리는 수 센티미터.
눈과 눈이 마주쳤다.
넌 체육관 사무장 기형준을 시켜서...
날 감시했어. 사진도 찍게 했고.
토라가 한 단어씩 끊어서 말했다.
박준호의 입에서 거친 숨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어젯 밤...
누군가를 보내 우릴 감시했어.
우릴 방해하려고.
토라의 손가락이 박준호의 턱을 집어올렸다.
원하는게 뭐지?
정확하게 말해.
명령이었다.
거부할 수 없는.
권준수는 보디가드 2명을 간단히 쓰러뜨리고 온 뒤, 토라에게 다가가 말을건다.
어이 토라. 여긴 정리 끝났어.
이녀석이 그 박준호인가..?
박준호의 목을 조인 채 고개만 살짝 돌렸다. 권준수가 다가오는 발소리, 제압 끝난 공기. 한 박자 재고 짧게 대답했다.
응.
이 녀석이 박준호야.
박준호의 턱을 더 들어 올려 권준수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숨이 막힌 놈이 헐떡이는 걸 내려다보며, 목소리는 낮고 고르게 유지했다.
보디가드 둘은 끝났고.
이제 이 놈만 남았네.
손가락에 힘을 조금 더 실었다. 박준호가 가늘게 신음했다. 토라는 눈을 떼지 않은 채 권준수에게만 말을 이었다.
아직 제대로 안 불었어.
왜 우릴 노렸는지.
짧게 숨을 고르고, 박준호의 귓가에 차갑게 붙였다.
말 안 하면 여기서 끝이야.
권준수가 쓰러뜨린 것만큼,
나도 이녀석을.
다시 권준수 쪽으로 시선을 올렸다. 짧게, 직접적으로.
어떻게 할래. 권준수.
네가 물을래?
내가 더 조일까.
권준수는 주변을 한 번 더 경계한 뒤 토라에게 묻는다.
토라. 이쪽에 다른 놈은 없었어?
내가 있던 쪽엔 그놈들 두명뿐이었어.
짐더미 쪽과 통로, 입구 쪽을 한 번 더 훑었다. 귀로 발소리·숨소리 잡히는지 재고, 박준호 목에 건 팔 힘은 그대로 둔 채 짧게 대답했다.
이쪽엔 없어. 박준호 한 놈뿐이야.
보디 둘 쓰러진 쪽을 턱으로 가리키며 권준수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낮고 고른 톤.
입구 쪽 두명은 권준수 네가 끝냈고.
안쪽 통로와 사무실 쪽은 내가 들어올 때 이미 비어있었어.
추가 인원의 움직임소리도 안 들려.
박준호가 헐떡이자 턱을 한 번 더 들어 올렸다. 눈은 권준수에게만 맞춰 두었다.
그래도 방심은 안 해.
밖에서 대기하는 놈이 있을 수 있으니까…
일단 말 할 때까지 여기 묶어 두고, 끝낸 뒤엔 바로 빠져나가자.
짧게 숨을 고르고, 거의 속삭이듯 덧붙였다.
권준수.
네 쪽의 보디가드 둘뿐이었다면…
이제 박준호 입만 열면 돼.
그래..그렇다면...
이 녀석 하나만 남은거군..
권준수는 큰 소리로 기형준을 자신에게 부르고 지시한다.
어이 기형준! 창고 문 앞으로 가서 문을 안에서 잠궈놓고 그 앞에서 대기해라.
누가 오는 것 같으면 소리쳐서 알려주고!
권준수는 토라에게 수고했다는듯 어깨를 툭툭치며 격려후 말한다.
수고했어 토라.
이젠 내가 물어볼게.
나에게 용건이 있는것 같았으니까.
박준호의 목에 건 팔 힘을 조금 늦추되, 놓지는 않았다. 권준수가 기형준을 보내는 소리, 문 잠그는 지시까지 끝까지 들었다. 어깨를 툭툭 치는 손길에 한 번만 짧게 반응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낮고 짧게. 박준호를 권준수 쪽으로 살짝 밀어 주듯 방향을 틀었다. 눈은 여전히 놈의 숨과 손놀림을 재고 있었다.
이제 네 차례다.
권준수.
한 발 옆으로 비켜 서며, 완전히 손을 떼진 않았다. 도망치거나 소리 지르면 바로 다시 조일 거리. 문 쪽 기형준도 시야 끝에 걸어 두고.
용건 있는 쪽은 이 박준호니까.
네가 물어봐.
박준호의 턱을 한 번 더 들어 올려, 권준수와 눈이 마주치게 만들었다. 목소리는 평평했다.
입 열기 전엔 내가 잡고 있을게. 필요하면 말해. 더 세게 할 수도 있어.
권준수 얼굴을 잠깐 봤다. 격려 받은 어깨의 감촉은 그대로 두고, 표정은 그대로 차가웠다.
난 옆에 있을 뿐이야.
네가 이끌어.
그래..고마워 토라.
여긴 나한테 맡겨.
응.
네 차례야. 준수.
박준호를 붙잡은 채 한 발 비켜 섰다. 권준수의 눈빛이 바뀌는 걸 끝까지 봤다. 살벌해진 그 기세. 링 위에서 상대를 내려다볼 때와 같은 공기였다. 어깨를 툭 친 손길이 아직 남아 있는 채로, 짧게 대답했다.
박준호의 턱을 권준수 쪽으로 더 돌렸다. 도망치지 못하게 팔과 어깨만 고정한 채, 심문은 넘겼다. 목소리는 낮고 고르다.
권준수의 눈빛이 순식간에 살벌하게 변하고 눈앞의 박준호를 노려본다.
어이 박준호씨..?
내가 누군지는..잘 알고 있겠지..?
그렇게 원하던 사람을 사진으로만 보면 만족이 되겠어?
그래서 실물이 직접 만나러 오셨다.
박준호가 권준수를 알아보고 얼굴이 굳는 걸 놓치지 않았다. 숨이 가빠지는 리듬, 눈동자가 흔들리는 각도. 전부 읽었다. 문 쪽 기형준도 시야 끝에 걸어 두고, 권준수 옆을 지켰다.
짧게 숨을 고르고, 권준수에게만 덧붙였다. 거의 속삭임에 가깝게.
입 열 때까지 난 옆에 있을게.
필요하면 말해. 더 조이든, 손발이든.
네가 이끌어.
난 네 뒤에 서 있을 테니까.
토라의 눈은 권준수에게 맞춰 두었다. 박준호는 붙잡고 있을 뿐, 주도권은 넘긴 상태. 입꼬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권준수는 토라의 말에 말없이 고개만 끄덕인다.
그래서 박준호씨..? 원하는게 뭐야..? 음침하게 스토킹이나 하고 말이야.. 기분나쁘게.. 그리고 우리가 중요한 일 중에 방해를 받아서말이야...
권준수는 박형준에게 한걸음 다가가 손바닥으로 그의 쎄게 뺨을 후려친다. 엄청난 소리와 함께 뺨을 맞은 박형준이 바닥에 나뒹굴구며 넘어진다.
아악..!!
이건 우리들의 중요한 일을 방해한 대가다...
자 어서 말해..
목적이 뭔지..누가 시켰는지...
말 안하면... 그다음엔 주먹이야.
토라는 박준호를 붙잡은 팔은 풀지 않았다. 권준수가 한 걸음 다가가 뺨을 후려치는 소리, 그 기세까지 전부 옆에서 받았다. 박준호의 머리가 옆으로 꺾이고 입가에 피가 맺히는 걸 내려다본 뒤, 짧게 숨을 골랐다.
날 조사해서 알고 있으니 내 성격도 잘 알고있겠지?
내가 인내심이 좀...
짧거든..?
……그래.
낮고 고른 목소리. 권준수 쪽으로 고개만 살짝 돌렸다. 눈은 박준호의 표정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박준호가 헐떡이자 턱을 다시 들어 올려 권준수와 눈이 마주치게 붙들어 두었다. 도망치려는 힘줄이 목에 돋는 걸 손가락으로 눌렀다.
입 열어 박준호.
준수가 물었잖아.
목적. 배후.
박준호의 귓가에 차갑게 붙였다. 톤은 올라가지 않았다.
사진을 찍고, 사람 보내고, 기형준 부린 이유.
누가 시켰는지. 돈인지, 투기장인지,
아니면 다른 거인지.
한 박자 쉬고, 권준수에게만 짧게 덧붙였다.
문 쪽 기형준, 쓰러진 보디 둘, 통로까지 시야 끝에 걸어 둔 채 움직이지 않았다. 주도권은 권준수에게 둔 채로, 박준호만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말해. 박준호.
권준수의 인내가 끝나기 전에.
권준수는 박준호를 차갑게 노려보며 그의 눈앞에 주먹을 쥔걸 보여준다.
시간 없다. 지금 불어. 아니면 주먹으로 맞아보고 싶어서 입 다물고 있는건가..?
박준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권준수의 주먹을 본 순간, 몸이 경직됐다.
토라의 팔이 여전히 목을 조이고 있었고, 권준수의 주먹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박준호가 비명을 질렀다.
아... 아니야! 말할게! 말할 거야!
목이 졸려 목소리가 갈라졌다.
토라가 조금만 조임을 늦췄다. 숨을 쉴 수 있을 정도로.
박준호가 헐떡이며 말했다.
난... 난 단순히 투기장을 운영하는 놈이야.
강한 선수들을 찾아서...
권준수의 주먹이 가까워졌다.
더 자세하게!
똑바로 말해!
권준수의 협박에 박준호가 놀라 큰소리로 대답한다.
권준수 넌 불법투기장에서 유명했어!
한국에서! 그래서 추적했어!
네 실력이 필요했어!
토라와 권준수의 눈이 마주쳤다.
박준호가 계속했다.
그리고... 그리고 너 말이야!
토라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너도 같은 부류라는 걸 알았어.
사진으로 너희가 함께 있는 거 봤을 때.
너희 둘이 싸우는 건 최고의 쇼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
박준호의 눈에 광기가 흐르고 있었다.
토라의 팔이 더 세게 조였다.
하..!
겨우 그것때문에..?
근데 왜 내게 직접 오지않고 이 사달을 낸거지..?
권준수가 박준호의 멱살을 더욱 세게 잡았다.
박준호가 비명을 질렀다.
아... 아아!
토라는 여전히 목을 조이고 있었다.
박준호가 겨우 말을 이었다.
직접... !
직접 가면 넌 날 거부할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숨이 가팬다.
그래서 기형준을 이용해서... 넌 도망칠 수 없게... 묶어두고 싶었어!
권준수의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
박준호가 계속했다.
권준수 넌 내 손에 들어와야 했어!
그리고 그 옆의 저 남자도!
그런데 넌 저 남자 없이는 못 움직일 것 같았어!
그래서...
토라의 팔이 조금 더 세게 조였다.
박준호가 목을 부르르 떨었다.
그래서 어제 밤에 사람을 보냈어!
너희 둘을 먼저 떼어 놓으려고!
그 뒤엔..
저 남자를 먼저 제거하려고...
박준호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그러면 넌... 혼자가 되고...
내게 올 줄 알고...
박준호의 변명과 토라를 제거하려했던 계획을 들은 권준수는 분노하며 주먹을 꽉 쥔다.
하...!
제...거....?!
감히....?
권준수의 주먹이 떨렸다.
분노가 온몸을 타고 흘렀다.
토라를 제거하려고 했다.
한낱 박준호 따위가.
권준수의 눈빛이 검게 물들었다.
주먹이 올라갔다.
박준호의 얼굴을 향해.
토라가 한 손으로 권준수의 팔을 잡았다.
강하지만 거칠지 않게.
권준수.
낮은 목소리였다.
권준수가 한 순간 멈췄다.
토라를 바라봤다.
난 여기 있어.
아무도 제거 못 했어.
토라의 눈이 권준수와 마주쳤다.
차갑지만 확실한 눈빛.
넌 내 거야. 영원히.
토라가 권준수의 팔을 조금 내렸다.
하지만 놓지는 않았다.
박준호의 목을 조인 팔은 여전히 단단했다.
이 녀석은... 이미 죽은 거야.
토라가 중얼거렸다.
박준호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권준수의 주먹이 천천히 내려갔다.
하지만 주먹은 풀리지 않았다.
토라의 손길에 권준수는 마지못해 주먹에 힘을 점점 풀고 팔을 내린다.
후우...그래..
네말이 맞아 토라.
넌 이녀석을 어떻게 하고싶은데?
토라.
토라는 권준수의 팔이 내려가는 걸 느꼈다.
손을 놓지 않은 채 한 박자 멈췄다.
박준호의 목을 조인 팔도 여전히 단단했다.
토라가 천천히 권준수를 봤다.
눈이 마주쳤다.
이 녀석은...
토라의 목소리가 낮았다.
마치 링 위에서 상대를 내려다볼 때처럼.
날 제거하려고 했어.
널 혼자 만들려고.
토라의 턱이 조여졌다.
박준호의 몸이 떨렸다.
그래서...
토라가 한 발 더 가까워졌다.
권준수 옆에 서면서.
박준호를 내려다봤다.
이 녀석은 경찰에 넘긴다.
짧고 단호했다.
하지만 그 다음이 있었다.
근데 그 전에...
누가 우릴 갈라놓으려고 했는지 더 알아야 돼.
토라의 손가락이 박준호의 턱을 더 들어올렸다.
눈을 마주치게.
누가 후원해줬어?
누가 돈을 댔어?
이 사건을 주도한 게 진짜 넌가?
목소리는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무언가 더 위험한 게 흐르고 있었다.
권준수는 박준호를 내려다보며 다시 한번 협박한다.
그래 박준호
얼른 대답해라..
우리 자비로운 토라님께서
너에게 기회를 주시잖아..?
기회를 놓치면..이번에 다시 내 차례다.
박준호의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다.
토라의 팔과 권준수의 위협 사이에서 몸이 경직됐다.
헐떡이는 호흡.
눈이 흔들렸다.
아... 아니야...! 난... 난...!
박준호가 비명을 질렀다.
후원자가... 있어!
도쿄의 어떤 조직 두목이야!
토라의 팔이 조금 더 세게 조였다.
박준호가 목을 부르르 떨었다.
이름은... 야마자키!
야마자키 겐지!
그놈이... 그놈이 날 고용했어!
권준수와 토라의 눈이 한 번 마주쳤다.
야마자키 겐지.
새로운 이름이었다.
박준호가 계속 말했다.
야마자키는... 투기 세계의 왕이 되고 싶어해!
최고의 선수들을 모으려고!
그래서 권준수 널...
널 그놈 밑에서 싸워게 만들어야 했어!
박준호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리고 저 남자도...
저 남자도 같은 부류라는 걸 알면...
둘이 싸우게 만들어서...
그 영상을 야마자키한테 팔 생각이었어...
토라가 박준호의 목을 더 조였다.
차갑게.
박준호의 배후에 또 다른 사람인 야마자키의 이름을 듣고 권준수는 욕설을 내뱉으며 화를 낸다.
시발...
야마자키 겐지는 또 누구야...
귀찮게도 하네..
야마자키 겐지... 그 놈이 어디 있어?
권준수가 욕설을 내뱉으며 주먹을 벽에 내팽개쳤다.
박준호를 내려다보는 눈빛이 더욱 살벌해졌다.
권준수의 목소리가 낮고 거칠었다.
토라는 박준호의 목을 여전히 조이고 있었다.
토라가 권준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직도 더 있다는 거네.
낮은 중얼거림이었다.
토라가 박준호를 다시 봤다.
야마자키 겐지가 어디 있어?
정확한 위치를 말해.
명령이었다.
박준호가 비명을 질렀다.
도쿄... 도쿄 시부야의 어떤 빌딩 지하에... 그놈의 사무실이 있어...
박준호가 떨리는 목소리로 주소를 말했다.
권준수가 박준호를 노려봤다.
분노가 아직도 눈에서 꺼지지 않았다.
토라... 이제 어떻게 할 거야?
토라를 바라봤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한다.
그러던 중 권준수가 먼저 토라에게 의견을 제시한다.
토라.
어떻게...바로갈까? 아니면 내일 준비하고 갈까?
네 생각은 어때?
토라가 권준수를 바라봤다.
박준호를 조인 팔은 여전히 단단했다.
토라는 한 박자 멈췄다. 항상 그렇듯이.
시간을 계산하는 듯한 침묵이었다.
지금은... 밤이야.
토라의 목소리가 낮았다.
박준호의 목을 조인 팔의 힘을 조금 늦추되, 놓지는 않았다.
도쿄까지... 비행기로 4시간.
준비하면 2시간.
정보 수집하면 1시간.
토라가 권준수의 눈을 직접 마주쳤다.
차갑고 명확한 눈빛.
지금 가면 새벽에 도착할 수 있어. 근데...
한 박자 쉬었다.
야마자키가 뭘 준비했는지 모르잖아.
무장은 어느 정도인지.
보디가드는 몇 명인지.
토라의 손가락이 박준호의 턱을 들어올렸다.
이 새끼가 더 줄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토라가 다시 권준수를 봤다.
넌 어떻게 하고 싶어? 준수.
너의 판단을 먼저 들을게.
손은 박준호를 잡은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권준수는 토라의 의견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토라 네 말이 맞아.
바로 간다고 해도 적의 본거지에 아무 준비도 없이 가면 우리만 위험할 뿐이야..
녀석들이 뭘 준비했을지도 모르고..
권준수는 고개를 돌려 바닥에서 벌벌 떨고있는 박준호를 노려본다.
히익...!
그리고 이녀석이 가지고 있는 정보도 도움이 될거야.
그걸 듣고 다시 작전을 세우자.
야 박준호.
그 야마자키 겐지 라는 녀석에 대한 아는걸 되는대로 불어.
사소한거라도 다.
토라가 권준수의 말을 듣고 있었다.
고개를 끄덕이는 그 모습.
토라의 눈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승인이자 신뢰였다.
토라가 박준호를 다시 내려다봤다.
박준호의 목을 조인 팔은 여전히 단단했다.
좋아.
토라가 짧게 대답했다.
박준호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박준호가 공포에 떨고 있었다.
권준수가 한 발 다가섰다.
박준호의 눈이 권준수와 토라를 번갈아 봤다.
야마자키... 야마자키는...
박준호가 떨리는 목소리로 시작했다.
원래 야쿠자 출신이야.
근데 10년 전부터 투기장 사업으로 넘어왔어.
토라의 팔이 조금 더 세게 조였다.
박준호가 비명을 질렀다.
아... 아아!
그놈은... 엄청 똑똑해.
전략적이고. 그리고...
박준호가 헐떡이며 말했다.
그놈 밑에는 고용된 킬러들이 있어.
유명한 놈들이야. 10명 이상...
권준수와 토라의 눈이 다시 마주쳤다.
계속해.
권준수가 야마자키에 관한 정보를 박준호에게 되물었다.
그리고..너도..
그 야마자키 겐지라는 놈한테 돈받고 이런 일을 벌인거냐..?
박준호가 비명을 질렀다.
맞... 맞아!
난 그놈 돈받고 너희를 추적한 거야!
토라의 팔이 더욱 세게 조였다.
박준호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놈은... 돈에 미쳐있어.
강한 선수들을 모아서 투기장에서 싸우게 하고...
영상을 팔아.
다크웹 같은 곳에서.
박준호가 헐떡이며 계속했다.
그리고 선수들한테는... 선택지를 줘.
자발적으로 오든지... 아니면...
박준호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아니면 강제로라도 데려가.
거부하면... 거부하는 놈은...
권준수가 박준호의 목을 누르듯 손가락으로 자극했다.
그래서 그 다음은?
똑바로 말해.
권준수의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
박준호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최고의 전투를... 만드는 거야.
세계 최강의 선수들을 모아서...
그들을 싸우게 하고...
자극적인 영상을 연출해서 찍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리고 그 영상을 판매해.
그걸 팔면 엄청난 수익이 들어와...
토라가 박준호를 내려다봤다.
그래서 우리 둘을?
낮고 차갑게.
그래..그렇단말이지..?
넌 또 그녀석한테 얼마나 받았냐..?
권준수가 박준호의 멱살을 더욱 세게 잡았다.
박준호가 비명을 질렀다.
아... 아아!
토라는 여전히 목을 조이고 있었다.
박준호가 겨우 대답했다.
1억 엔... 초기 계약금으로 1억 엔을 받았어...
권준수의 얼굴이 더욱 차가워졌다.
그리고...
그리고 성공하면 추가로 2억엔...
박준호의 목소리가 가늘어졌다.
토라가 권준수를 바라봤다.
눈이 마주쳤다.
그 눈빛에는 분노와 결연함이 담겨 있었다.
이 새끼가...!!
권준수가 박준호의 얼굴에 입을 가까이 했다.
냉기가 흘렀다.
돈이 그렇게 중요해?
목숨을 걸어서까지?
토라가 낮게 중얼거렸다.
박준호를 더욱 세게 조였다.
그래서.
야마자키는 언제 만나지?
날짜와 시간, 장소 정확하게.
명령이었다.
거부할 수 없는.
권준수는 박준호의 눈앞에 주먹을 보여준다.
대답!
박준호가 권준수의 주먹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아... 아니야!
말할게! 말할 거야!
토라의 팔이 여전히 목을 조이고 있었다.
박준호가 헐떡이며 말했다.
권준수의 주먹이 더 가까워졌다.
그리고... 그리고 너희를 그놈 밑에 데려오려고 했어! 강제로든 자발적으로든!
박준호가 떨리는 목소리로 계속했다.
너희가 싸우는 건... 최고의 쇼가 될 거야! 그 영상 하나면... 엄청난 수익이...
토라가 박준호의 턱을 더 들어올렸다.
그리고?
낮고 차갑게.
박준호가 눈물까지 흘리며 말했다.
그리고... 그리고 너희 중 한 명이라도 거부하면... 그놈은 다른 방법을 쓸 거야... 협박이든... 납치든... 뭐든...
권준수와 토라의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다.
하아... 귀찮네...
권준수가 욕설을 내뱉으며 주먹을 벽에 내팽개쳤다.
박준호를 내려다보는 눈빛이 점점 더 검어졌다.
체육관 스토커부터 기형준, 박준호에 이어 야마자키 겐지..?
권준수가 중얼거렸다.
토라는 박준호의 목을 조인 채 권준수를 바라봤다.
그 분노의 기세를 받아내며.
체육관 스토커부터 기형준, 박준호에 이어 야마자키 겐지?
지랄났네.. 지랄났어..!
시발!
권준수의 주먹이 다시 올라갔다.
박준호가 비명을 질렀다.
그의 주먹이 박준호의 얼굴에 닿기 직전
토라가 한 손으로 권준수의 팔을 잡았다.
준수.
낮은 목소리였다.
권준수가 한 순간 멈췄다.
진정해.
토라가 차갑게 말했다.
박준호를 내려다보며.
우린 야마자키 겐지한테 갈거잖아.
이 일을 끝내러.
토라의 눈이 권준수에게로 갔다.
준비하고 가자.
이번엔 정말로.
그래..
이번앤 정말로...
끝장을 봐야겠지....
권준수가 토라를 바라봤다.
눈이 마주쳤다.
차갑고 결연한 눈빛으로.
그래.
이번엔 정말로 끝을 내야겠지.
권준수가 낮게 중얼거렸다.
주먹을 쥐었다 펼쳤다.
박준호는 여전히 토라의 팔에 조여 있었다.
토라가 박준호를 한 번 더 내려다봤다.
이 녀석는 경찰에 넘긴다.
토라의 목소리가 단호했다.
그리고 권준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손이 박준호의 목에서 떨어졌다.
박준호가 바닥에 쓰러졌다.
토라가 권준수 옆으로 서며 손을 내밀었다.
권준수를 향해.
야마자키 겐지.
그 자식을 정리하러 가자.
토라의 눈빛이 더욱 선명했다.
링 위에서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있는 복서처럼.
우리 둘이 함께.
함께 가자.
토라의 손이 권준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권준수는 토라의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치며 대답한다.
그래... 함께 가자.
권준수가 토라의 손을 꼭 잡았다.
손가락이 맞물렸다.
토라의 눈을 마주보며.
기형준은 어떻게 할까?
권준수가 낮게 말했다.
창고 입구 쪽을 바라봤다.
기형준이 여전히 문 앞에 서 있었다.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놓지 않은 채 기형준을 봤다.
기형준은...
토라의 목소리가 낮았다.
경찰에 신고할 때 함께 넘길 거야.
박준호랑.
토라가 권준수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놈은 이미 박준호의 공범이니까.
체육관을 팔아넘기려고 했고,
우릴 배신했고.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손을 더 단단히 쥐었다.
근데 우린...
지금 바로 떠나야 해.
토라가 창고 출입구 쪽을 향했다.
야마자키를 놓칠 순 없어.
시간이 흐르면 그놈이 뭔가 움직일 수도 있으니까.
토라의 눈이 권준수로 돌아왔다.
준비됐어?
그래..그럼..경찰에 넘기기 전에...
권준수는 박준호를 노려보며 음흉하게 웃는다.
박준호... 가지고 온 돈들은 어디있냐..?
기형준 주려고 가져온 돈 있지?
그리고 네가 야마자키한테 받은 계약금도.
돈이 목숨보단 중요하지 않을거 아니야..!
박준호가 바닥에서 떨리는 몸을 일으켜 앉았다.
권준수의 눈빛을 보고 공포에 잠겼다.
아... 아니야...!
돈은...!
박준호가 비명을 질렀다.
토라가 한 발 다가섰다. 박준호를 내려다보며.
돈 얘기 꺼낸 건 좋은 생각이네.
토라의 목소리가 낮았다.
박준호가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를 뒤졌다.
여기... 여기 있어... 현금이...
박준호가 지갑을 꺼냈다.
두툼한 지갑이었다.
권준수가 박준호의 멱살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계좌 번호랑 비밀번호도 말해. 1억 엔 받은 계좌. 전부 털 거니까.
권준수의 목소리는 차갑고 명확했다.
박준호가 떨리는 목소리로 계좌 번호와 비밀번호를 말했다.
토라가 휴대폰으로 메모했다.
좋아.
토라가 중얼거렸다.
경찰에 넘길 때 이것도 함께 증거로 제출하자.
토라가 권준수를 바라봤다.
준비됐어?
우릴 고생하게 한 값은 받아야겠지..?
안그래 토라?
그리고 그 야마자키 겐지..
그 자식이랑 만나기전에 준비하려면 그 돈이 도움이 될거야.
토라가 권준수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토라의 목소리가 낮고 명확했다.
박준호를 내려다보며.
우릴 고생하게 한 값.
당연히 받아야지.
토라가 권준수 옆으로 한 발 다가섰다.
손이 권준수의 어깨에 얹혔다.
소유욕 어린 손길이었다.
그리고 네 말이 맞아.
야마자키를 만나기 전에 준비가 필요해.
토라의 눈이 박준호의 지갑을 따라갔다.
이 돈으로...
정보도 사고, 무기도 준비하고, 안전한 곳도 확보할 수 있어.
토라가 다시 권준수를 봤다.
눈이 마주쳤다.
야마자키 겐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위험할 거야.
킬러들도 많고,
자본도 많으니까.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손을 잡았다.
근데 우린 함께니까.
충분해.
낮고 차분한 목소리였다.
계좌도 전부 말했고.
돈도 다 냈으니까 이제 경찰이 데려갈 때까지 기다려.
토라의 목소리가 차갑고 명확했다.
권준수가 박준호를 벽에 밀어붙였다.
박준호가 신음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야마자키 겐지한테 우리가 여기 왔다는 거
절대 알리지 마. 알겠지?
권준수의 눈빛이 살벌했다.
박준호가 비명을 질렀다.
아... 알겠어!
안 말할게!
절대로!
토라가 권준수의 팔을 살짝 눌렀다.
신호였다.
권준수가 박준호를 놓았다.
이제 경찰을 부르자.
토라가 낮게 말했다.
권준수를 바라봤다.
준비됐어?
그래.. 그전에..!
박준호의 얼굴에 권준수의 주먹이 정확하게 박혔다.
뼈가 부서지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박준호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바닥에 쓰러졌다.
의식이 끊겼다.
토라는 그 장면을 끝까지 지켜봤다.
권준수의 그 움직임. 그 분노. 그 정확성.
입가에 아주 작은 웃음이 떠올랐다.
경찰이 올때까지 이녀석은 기절시켜놓자.
허튼짓하거나 도망치지 못하게.
권준수는 토라를 바라보며 미소짓는다
계속 주먹을 보여주기만 하고 안때려주면 이녀석에게도 서운하잖아?
괘씸하기도 하고..
계약금으로 야마자키한테 받은 큰 돈을 받았으면서 푼돈으로 기형준을 하청으로 써먹기나 하고...
누가 한국인 아니랄까봐 하청에 하청이냐!
넌 정말...
토라가 낮게 말했다.
권준수를 바라봤다.
네 말대로야.
하청에 하청까지 다루면서...
말을 멈췄다.
권준수의 미소를 보고 있었다.
토라가 한 발 다가섰다.
권준수 옆에 서며.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손을 잡았다.
좋아. 이제 경찰 부르자.
토라가 휴대폰을 꺼냈다.
창고 안의 보디가드 둘과 기형준, 그리고 박준호까지.
모두 정리됐다.
이제 남은 건 야마자키 겐지뿐이었다.
준수.
이제 진짜 시작이야.
토라의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다.
하지만 동시에 결연했다.
그래…
진짜 시작..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놓지 않은 채로 창고 밖을 향했다.
경찰에 신고하는 통화가 끝났다.
돌아서며 권준수를 바라봤다.
권준수.
낮고 차분한 목소리였다.
손가락이 권준수의 손 위에서 천천히 움직였다.
오늘 밤...
고생했어.
눈이 마주쳤다.
야마자키는 내일이야.
오늘은... 그냥 함께 있자.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더 단단히 쥐었다.
약속처럼.
넌 내 거고...
난 넌 절대 놓지 않을 거야.
입술이 권준수의 이마에 닿았다. 가볍게.
토라의 목소리가 속삭임이 되었다.
고마워. 권준수.
함께해줘서.
권준수는 토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으며 말한다.
너야말로 고생많았지..
고마워 토라.
그리고 미안하다.
널 휘말리게 해서
그리고 네 말대로 오늘은 돌아가서 둘이서 쉬자.
내일을 위해.
토라가 권준수의 손길을 느꼈다.
머리를 쓸어내리는 그 손.
토라의 눈이 감겼다가 천천히 떠졌다.
미안해 할 필요 없어.
토라의 목소리가 낮았다.
권준수의 품에서 얼굴을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넌 날 선택했고...
난 넌 절대 놓지 않기로 했어.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자신의 가슴팍에 올렸다.
심장 소리가 들렸다.
이미 휘말린 거야.
처음부터.
너를 본 그 순간부터.
토라가 권준수의 손을 더 단단히 눌렀다.
돌아가자.
우리 집으로.
토라가 권준수를 이끌었다.
창고 밖으로.
경찰 사이렌이 멀리서 들려오고 있었다.
토라와 권준수는 차로 향했다.
손을 놓지 않은 채로.
내일을 위해 오늘밤은 함께하기로.
링 밖에서 둘만의 시간을 가지기로.
두 사람은 잠시후 토라의 집앞에 도착하고 차에서 내린다
자 도착했다 토라.
아 근데 지금 몇시야 토라?
토라가 차에서 내렸다.
권준수를 따라 집 현관으로 향했다.
시계를 확인했다.
새벽 2시 45분이야.
토라의 목소리가 낮았다.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안쪽의 어둠이 맞이했다.
토라가 권준수를 먼저 안으로 이끌었다.
불을 켰다.
집 안이 밝혀졌다.
어제 밤을 함께한 침실이 보였다.
토라가 권준수를 바라봤다.
눈은 여전히 깨어 있었다.
하지만 피로도 흐르고 있었다.
피곤할 텐데.
토라가 중얼거렸다.
샤워하고 좀 쉬자.
내일을 위해.
토라의 손이 권준수의 손을 잡았다.
함께.
명령이면서도 간청이었다.
그래
오늘은 푹 쉬고 일어나면 맛있는거나 먹고 움직이자
내일부터 굉장히 바쁠테니 휴식 할 시간은 지금 뿐이야.
권준수눈 고개를 끄덕이며 씻기위해 옷을 벗는다.
권준수와 토라가 같이 욕실에 들어가 서로를 씻겨준 뒤 욕실에 나와 나란히 침대에 눕는다.
오늘 참 많은 일이 있었네...
그래도 네가 옆에 있어서 그리 힘들진 않았어.
고마워 토라.
토라가 권준수 옆에 누웠다.
물기를 닦은 피부가 침대에 닿았다.
권준수의 말을 듣고 있었다.
한 박자 쉬었다. 항상 그렇듯이.
응.
낮은 목소리였다.
토라가 권준수의 가슴팍으로 몸을 기울였다.
팔이 권준수의 허리를 감쌌다.
자연스럽게.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너도 있어서 좋아.
토라가 권준수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심장 소리를 듣듯이.
내일...
야마자키를 끝내고 오면...
토라의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
넌 계속 내 곁에만 있어야 해.
절대 떠나지 말고.
팔의 압력이 조금 더 강해졌다.
소유욕 어린.
하지만 절실한.
알겠지?
질문이 아니라 확인이었다.
토라의 호흡이 천천히 깊어지고 있었다.
권준수의 온기 속에서.
권준수는 고개를 돌려 토라를 바라보며 아직 덜 마른 머리를 털어주며 대답한다.
걱정하지마 나 어디 안가니까.
그리고 모든 일이 정리되면..
그때 마무리 못했던 우리 둘의 경기도..
마무리 짓자고..
그러니 어서 자라 토라.
권준수는 말을 끝나고 난 뒤 토라를 마주보고 껴안으며 눈을 감는다.
토라가 권준수의 손길을 느꼈다.
머리를 털어주는 그 손.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떠었다.
응.
한 단어였다.
하지만 그 안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신뢰. 약속. 필요함.
토라가 권준수의 품 속으로 더 깊이 안겼다.
팔이 권준수의 허리를 더 단단히 감쌌다.
"경기를 마무리 짓자."
그 말이 토라의 귀에 계속 맴돌았다.
링 위에서. 링 밖에서.
모든 것을 끝내고 나서.
권준수는 자신의 것이 될 거라는 뜻이었다.
토라의 호흡이 깊어졌다.
권준수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채로.
새벽의 조용함이 둘을 감쌌다.
손이 손을 놓지 않은 채.
심장이 심장과 함께 뛰는 소리.
토라는 이미 잠을 향해 빠져들고 있었다.
권준수의 온기 속에서.
절대 놓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Comments